[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위기일발의 삶을 헤쳐가는 당신은 불사조 "제임스 본드"!
<프롤로그>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스파이 ‘제임스 본드’는 60년 전 “이언 플레밍(제2차 세계대전 영국 해군정보부 소속 장교 출신)”의 첩보소설 <카지노 로얄, 1953>을 통해 세상에 나왔다. 1964년 그가 56세로 숨을 거둘 때까지 007시리즈 12권의 장편과 2권의 단편 모음집들 쓴 이언 플레밍의 ‘007’은 할리우드 영화와 만나며 자기 복제를 거듭했다. 미소 강대국 간 냉전의 시대를 먹고 자란 007은 냉전이 끝난 지금은 세계 테러집단의 응징 구도로 건재하다. 과거 낭만적인 영국 신사에서, 땀 냄새 물씬 풍기는 근육질의 스파이로 변신했고, 첨단 무기 대신 맨몸의 액션을 선보이며 사랑 앞에서는 로맨티시스트로 변신하고, 흔들리는 정체성을 고민하는 리얼한 현실에 발붙인 스파이로 변신하기까지, 007시리즈는 무려 60년을 이어오며 24편을 선보인 메가 히트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제임스 본드는 영화 역사가 만들어낸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 중 하나이다. 총소리와 함께 붉은 피가 화면에 흐르면서 “몬티 노먼(Monty Norman)”의  경쾌하고 스릴 넘치는 제임스 본드 테마곡과 함께 시작되는 007시리즈를 통해, 당신만의 특별한 제임스 본드가 되어 위기일발의 삶을 주도해 보자.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위기일발의 삶을 헤쳐가는 당신은 불사조 "제임스 본드"!
<영화 줄거리 요약>

007시리즈는 1962년 제1탄 <007 살인번호, 숀 코너리 분 >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24편이 만들어졌다. 오늘은 스페이스 셔틀이 화제가 되었던, 11탄< 007 문레이커/Moonraker, 1979>에 대해 리뷰해 보겠다. 미국에서 영국으로 공수 중이던 문레이커(우주왕복선)가 공중에서 탈취당하는 사고가 생긴다.

조사를 맡은 007 제임스 본드(로저 무어 분)는 문레이커를 개발, 제조한 장본인인 드랙스(Drax)가 배후의 인물임을 알아낸다. 이미 드랙스 산업기지에 위장 취업한 CIA 요원 ‘굿헤드’ 와 연합으로 조사하던 중 드랙스가 성경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를 흉내 내, 인간만을 죽이는 독가스로 지구를 깨끗이 청소한 뒤 선택받은 젊은 남녀들로 신인류 제국을 건설하고 자신이 황제가 되려는 야망을 갖고 일을 벌이고 있다는 것을 알아내게 된다.

007과 굿헤드는 드랙스 몰래 그들 틈에 숨어서 드랙스 우주기지로 날아간다. 지구의 레이다 방해 장치를 파괴하여 지상의 지구방위대에 이곳의 존재를 알린 007은 발사된 독가스 캡슐 제거에 안간힘을 쓴다. 기지에 접근한 지구방위대와 드랙스 군대의 치열한 우주 전투가 벌어진다. 그 틈에 007은 도망가는 드랙스를 쫓 그를 우주로 날려 버린다. 폭발하는 우주 기지를 뒤로 한 채 007과 굿헤드는 지구를 향해 날아가는 살인 독가스 캡슐을 쫓아 가 간신히 파괴한다. 세계의 평화를 지켜낸 안도의 한숨을 내쉰 007과 굿 헤드는 지구로 귀환하는 문레이커 우주선 안에서  “007시리즈 특유의 낭만적인 사랑”으로 해피엔딩을 알린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위기일발의 삶을 헤쳐가는 당신은 불사조 "제임스 본드"!
<관전 포인트>

A.제임스 본드의 탐구?

30년 전 007로 불리는 ‘제임스 본드(James Bond’는 영국 작가 이언 플레밍(Ian Fleming)의 작품에 나오는 가상의 영국의 첩보원 이름이다. 여기서 ‘00’은 영국 비밀 정보국 MI6에서 허가해 준 살인면허를 의미하는 것이며, ‘7’은 살인면허를 가진 일곱 번째 요원이라는 뜻이다. 소설에 따르면 제임스 본드는 1922년생이며 영국 스코틀랜드 출신이다. 그는 영국의 사립 명문고등학교인 이튼스쿨과 옥스퍼드대학 법학과를 나왔으며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 외국어를 능통하게 구사한다. 사격술, 격투기에 능해 첩보원으로서의 자질도 뛰어나지만, 매력적인 외모와 화술을 가졌다. 세계평화를 위해 악당과 싸우다가 오늘 당장 죽을 수도 있지만, 바텐더에게  보드카 마티니를 주문할 때는 “Shaken, not stirred(젖지 말고 흔들어서)”라는 낭만적이고 감각적인 명대사를 날린다. 백절불굴의 냉정한 스파이지만 사랑을 아는 로맨티시스트 제임스 본드에게 푹 빠지게 하는 시리즈별 타이틀 음악도 매우 인상적이다. 특히 1963년 개봉한 <위기일발(From Russia with love)>에서 “매트 먼로 (Matt Monro)”가 부른 주제가는 아직도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다.

B.제임스 본드 역을 한 주인공들은?

현재까지 모두 6명의 제임스 본드가 탄생하였다. 영화별 주인공을 살펴보면 @1편:살인번호(Dr.No, 1952)-숀 코너리 @2편:위기일발(From Russia with love, 1963)-숀 코너리 @3편:골드 핑거(Gold finger, 1964)-숀 코너리@4편:썬더볼 작전(Thunder ball, 1965)-숀 코너리 @5편:두 번 산다(You live twice, 1967)-숀 코너리 @6편:007과 여왕(On her Majesty’s secret service, 1969)-조지 라젠비 @7편:다이아몬드는 영원히(Diamonds are forever, 1971)-숀 코너리@8편:죽느냐 사느냐(Live and let die, 1973)-로저 무어@9편:황금 총을 가진 사나이(The man with Golden gun, 1974_-로저 무어@10편:나를 사랑한 스파이(The spy who loved me, 1977)-로저 무어@11편:문레이커(Moonraker, 1979)-로저 무어@12편:유어 아이스 온리(For your eyes only, 1981)-로저 무어@13편:옥토퍼시(Octopussy, 1983)-로저 무어@비공인 편:네버 세이 네버 어게인(Never say never again, 1983)-숀 코너리@14편:뷰튜어 킬(A view to a kill, 1985)-로저 무어@15편:리빙 데이라이트(The  living daylights, 1987)-티모시 달튼@16편:살인면허(Licence to kill, 1989)-티모시 달튼 @17편:골든 아이(Golden eye, 1995)-피어스 브로스넌@18편:네버 다이(Tomorrow never die, 1997)-피어스 브로스넌@19편:언리미티드(The world is not enough, 1999)-피어스 브로스넌@20편:어나더 데이(Die another day, 2002)-피어스 브로스넌@21편:카지노 로얄(Casino royale, 2006)-다니얼 크레이그@22편:퀀텀 오브 솔러스(Quantum of solace, 2008)-다니얼 크레이그@23편:스카이 폴(Sky fall, 2012)-다이얼 크레이그@24편:스펙터(Spectre, 2015)-다니얼 크레이그@25편:본드 25( Bond 252020년 개봉 예정)

C.007이 세계 최고의 젠틀맨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이유는?

영화 역사상 최고의 대사에 뽑힌 말은 배우 숀 코너리가 1962 연작 <007 살인번호(Dr.No)>에서 멋지게 자신을 소개했던 “내 이름은 본드, 제임스 본드(The name’s Bond, James Bond)”였다. 자신을 당당하게 소개하는 이 말은 본드가 세계평화를 지키는 정의의 파수꾼으로서 리더십과 어떠한 위기상황에서도 신속하고 정확한 판단력 그리고 링에 오르는 권투선수가 최상의 몸과 마음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과 같은 완벽한 자기 관리력을 통한 최적의 상태로 미션을 수행해 낼 수 있는 자신감의 발로라고 할 수 있다.

심지어는 스파이의 신분으로 적진에 뛰어들어 악당에게도 자신의 이름을 당당하게 밝히며 적을 압도하는 모습에서 많은 사람은 주인공 007의 투명하고 용감한 자신감을 좋아하게 된다. 이 대사는 이후 ‘로저 무어’에서 ‘피어스 브로스넌’까지 제임스 본드 역을 맡은 배우들이 애용하는 대사로 반복되며, 시리즈 내내 주인공의 자신감을 가장 잘 표현하는 대사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007의 인간적 매력으로 제임스 본드가 착용하고 나와 유명해진 오메가 씨마스터 와치(Omega Seamaster Watch)시계나 ‘애스턴 마틴’의 자동차, 하이네켄 맥주, ‘항공사 버진 애틀란틱’, ‘보드카 스미노프’등은 영화가 개봉되면 전 세계 패션을 끌어내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만들었다.

그 힘은 007 영화가 단순한 오락영화가 아니라 시대의 트렌드를 선도하는 스토리와 상상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 스폰스하려는 세계적인 명품기업들이 줄을 서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보통 한편에 20개 협찬사가 총 4,400만 파운드(약 940억원)의 물품을 협찬하고 있다고 한다. 결국 007시리즈는 단순한 엔터테인먼트 산업뿐만 아니라 패션산업과 더불어 자동차 등기간산업에 영향을 주는 초감각적 패션리더로 자리 잡고 있다. 패션 감각을 갖춘 007의 개인 무기는 고전적 권총‘월터PPK’로 자신의 스마트한 이미지와 무기에만 의존하지 않는 당당함을 보여준다.

D.첨단 병기를 통한 무한한 상상력?

007가방 속의 최첨단 병기, 잠수함, 쾌속선, 오토바이, 우주왕복선, 손목시계를 이용한 강력한 전자석, 자동차에 장착된 각종 미사일 등 007 영화에는 다양한 신병기들이 영화를 보는 동안 흥미진진한 상상력을 충전할 수 있게 해 준다. 특히, 1979년에 개봉된 <문레이커>에서는 미항공우주국(NASA)에서도 아직 발사해 보지 못했던 우주왕복선(Space shuttle)의 아이디어를 실제로 적용했다는 것은 대단한 창의적 발상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이 영화를 본 NASA의 과학자들이 자신감을 얻어 2년 뒤인 1981년 4월 12일 , 최초의 우주왕복선인 ‘콜롬비아( Colombia)호’를 발사하였다는 얘기도 있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위기일발의 삶을 헤쳐가는 당신은 불사조 "제임스 본드"!
<에필로그>

“제임스 본드가 여왕의 집무실로 향하고 있다. 거침없는 걸음걸이나 묵직한 포커페이스에는 베테랑 요원의 여유와 임무에 대한 경외심이 가득하다. 여왕이 본드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헬기에 오른다. 빅벤과 윈스턴 처칠 동상을 거치더니, 런던 브리지 한가운데를 통과해 올림픽 메인 스타디움 상공으로 날아오른다. 갑자기 여왕과 본드가 헬기에서 뛰어내린다. 존 배리의 007 테마곡이 흐르고, 8만 관중이 하늘을 바라본다. 영국 국기가 그려진 두 개의 낙하산이 어둠 속에서 하늘거린다” 2012년 런던올림픽 개막식에서 보여준 엘리자베스 2세와 다니엘 크레이그가 참여한 대니 보일 감독의 특별 영상이다. 영국이 낳은,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스파이, 본드는 영국 신사의 품위와 특수 요원의 강인함을 갖춘 상징적인 인물이다. 세계 곳곳을 돌며 임무를 수행하지만, 그의 존재는 보란 듯 ‘영국적’이다. 실제로 이언 플레밍은 철저히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007시리즈를 집필했다. 런던 상류사회에서 나고 자란 그는 자신의 취향과 성격, 인생의 중요한 순간들을 캐릭터에 고스란히 녹여냈다. 당신도 뜨거운 열정과 로맨틱한 사랑으로 위기일발의 삶을 헤쳐나가는 불사조 “제임스 본드”이다!

서태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