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 2개·특공대·항공대 등 신설…주민 체감도 등 덩칫값은 아직
위상 안 맞는 승진자 수 등 내부 '불만'…사무실 분산·주차난 등 민원인도 불편

[※ 편집자 주 = 오는 25일 경기북부경찰청이 개청한 지 5년을 맞습니다.

대북접경지 안보 치안을 책임져온 그간의 성과와 한계점, 자치경찰제 시행과 더불어 앞으로의 과제 등을 두 꼭지로 나눠 송고합니다.

]

5년 전 경기북부경찰청이 경기경찰청 2청에서 독립청으로 승격했을 때 많은 소속 경찰관들이 "더이상 회의·보고하러 의정부서 수원까지 안 가도 된다"며 기뻐했다.

[경기북부경찰 5년] ① 경기2청서 '독립'…강력범죄 검거율 73%→80%
경기청의 소속 조직으로 '셋방살이' 하는 서러움에서 벗어나 독립적이고 효율적인 경찰청 운영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기대였다.

조직이 커지며 승진 등 기회도 늘 것이라는 기대도 컸다.

5년간 경기북부경찰은 급증하는 치안 수요, 접경지 특수성에 맞게 조직을 재편하고 인력과 예산 등 덩치를 키워왔다.

이에 따라 각종 치안 관련 지표도 다소 향상됐다.

하지만 '덩칫값을 제대로 하느냐'는 의문이다.

치안 수요와 비교해 조직의 위상은 개청 이전에 머물러 있다는 조직원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개청이 '공무원 좋은 일'을 넘어 진정한 주민 만족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도 숙제다.

◇ 조직·인원·예산 규모 늘려…주민의 개청 효과 체감은 아직
개청 후 시민이 체감할 만한 큰 변화는 경찰서 신설이다.

신도시 건설로 치안 수요가 증가한 고양 일산과 남양주에 각각 일산서부경찰서와 남양주 북부경찰서가 새로 생겼다.

접경지 특수성, 인구 급증에 부합하는 부서들도 만들어졌다.

2017년 안보와 테러 등을 담당하는 보안과와 특공대, 항공대가 만들어졌고, 이어 지능범죄 수사대 사이버안전과, 과학수사과, 고속도로순찰대가 잇따라 신설됐다.

[경기북부경찰 5년] ① 경기2청서 '독립'…강력범죄 검거율 73%→80%
조직이 커지며 인력과 예산도 늘었다.

개청 당시 5천220명이었던 인원은 매년 늘어 올해 약 7천명이 됐다.

예산도 2016년 3천786억원에서 2020년 4천651억원으로 증가했다.

수치상 치안 지표도 향상됐다.

특히 5대 강력범죄(살인·강도·강간추행·절도·폭력) 검거율이 눈에 띄게 올라갔다.

경기북부경찰청 창설 직전인 2015년 말 73%에 그친 5대 강력범죄 검거율이 지난해 말 79.8%로 향상됐다.

지난해 말 전국 평균 5대 강력범죄 검거율은 77.8%였다.

강력범죄 발생 건수도 2만3천270건(2015년 말)에서 2만375건(2020년 말)으로 약 12.4% 줄었다.

교통사고 사망자는 개청 직후 207명에 달했던 것이 지난해 170명으로 집계돼, 18%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문제가 되는 사이버 범죄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해 피해액 431억원 규모 해외 사이버 범죄 조직을 소탕하고 '디스코드' 디지털 성범죄 피의자 293명을 검거하기도 했다.

[경기북부경찰 5년] ① 경기2청서 '독립'…강력범죄 검거율 73%→80%
하지만, 주민이 개청의 효과를 체감할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다.

주민이 응답한 전국 경찰청별 체감안전도 평가에서 경기북부청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7∼9위를 기록하며 큰 변화 없이 중위권에 머물고 있다.

상당수 주민은 5년이 지난 지금까지 개청에 대해 무지·무관심하다.

의정부의 한 시민은 "개청했다는 뉴스를 언뜻 보기는 했지만,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는 알지 못했다"며 "취지에는 공감하나, 그동안 생활 속에서 딱히 달라진 점을 느끼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매년 중위권에 머무는 치안 체감 안전도 향상과 신도시 인구 증가에 따른 치안 수요 대응은 경기북부 경찰의 숙제"라며 "자치경찰제 등 변화에 맞춰 치안 서비스의 질 향상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북부경찰 5년] ① 경기2청서 '독립'…강력범죄 검거율 73%→80%
◇ 서울 승진자 거쳐 가는 자리?…컨테이너서 근무하는 경찰관들
매년 총경 승진 발표 시기가 되면 전국 경찰의 관심이 쏠린다.

전국 경찰청들이 매년 성과를 경쟁하는 시스템에서 승진자 수가 해당 경찰청의 위상을 반영한다는 인식이 있어서다.

경기북부경찰청은 개청 때부터 매년 1명씩 총경을 배출해왔고, 지난해에는 2명이 승진했다.

경찰 관계자는 "경기북부는 서울과 경기남부에 이어 인구가 많아 치안 수요도 폭증하지만, 총경 승진자는 거의 전국 꼴찌 수준"이라며 "공무원의 사기는 승진과 직결되는 만큼 위상에 맞게 인사도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찰서 과장을 담당하는 경정급의 부족도 숙제다.

특히 범죄를 다루는 수사 경과 경정급 부족으로 2018년 경감급 경찰관이 대거 '과장 대리'라는 명칭으로 과장 직위에 배치돼 인사에 뒷말이 무성하기도 했다.

한 간부급 경찰관은 "수사 경과 경정 중 지역에서 꾸준히 성장해온 인재의 수는 많지 않고, 서울 등 타지역에서 온 경정들은 잠시 거쳐 간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경정은 일선서 과장 직위를 담당하며 중심을 잡을 역할인데 분위기가 어수선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커가는 조직에 비해 부족한 시설 문제도 풀어야 할 과제다.

현재 경기북부경찰청의 마약범죄수사대 등 11개 팀이 컨테이너에 만든 임시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마저도 자리가 부족해 안보수사대 등 일부 팀은 외부 건물을 임대해 쓰고 있다.

[경기북부경찰 5년] ① 경기2청서 '독립'…강력범죄 검거율 73%→80%
민원인은 물론 직원들이 이용할 주차 공간도 턱없이 부족하다.

대중교통이 불편한 지역 특성상 대다수 직원이 승용차로 출퇴근하고 있어 주중에는 주차장은 물론 통행로에도 차들이 가득 차 주차 공간 찾기가 쉽지 않다.

2022년 완공을 목표로 별관이 지어지고 있지만, 별관이 들어설 곳이 바로 기존 주차 공간이라 산 넘어 산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