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시장이 과열되면서 꼬마빌딩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보인다. 서울 시내 아파트 중위가격이 10억원을 오가니 20억~30억원 정도면 살 수 있는 꼬마빌딩은 이제 아파트 두어 개만 팔면 살 수 있는 상품이 되는 셈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침체와 경기 부진으로 유명 상권의 소매점마저 줄줄이 폐업하는 상황이다. 상가가 포함된 빌딩 취득을 쉽게 시도할 일은 아닌 것 같다.

대형 빌딩 뒷골목 꼬마빌딩 노려라
서울의 핵심 상권 내 오피스 수요가 많은 곳이라면 시세를 잘 따져봐야 한다. 하지만 이런 곳은 100억원 이하의 물건을 찾기가 쉽지 않다. 서울 강남구를 살펴보면 강남대로와 테헤란로, 도산대로 같은 곳이 이에 해당한다. 하지만 같은 강남구여도 테헤란로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면 대치동 학원가와 역세권 일부 상권을 제외하고는 업무시설에 대한 임대 수요가 현저히 떨어진다.

상가 투자를 위한 상권 분석을 배우지 않은 투자자에게 필요한 꼬마빌딩 투자 팁은 뭐가 있을까. 우선 대로변의 수요를 확보할 수 있는 입지를 고르라는 것이다. 흔히 대로변 큰 빌딩은 업무시설로 쓰인다. 이 업무시설 종사자들은 주로 대로변 버스정류소나 지하철을 이용해 출퇴근한다. 그러나 이들이 근무시간 중 담배를 피우거나, 점심을 먹고 회식을 하는 동선은 다르다. 건물 뒤편으로 향하는 것이다.

서울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대로변은 전자지적도상 붉은색으로 표시돼 있다. 이곳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상 일반상업지역으로 대형 건물이 줄지어 있다. 고층 건물을 지을 수 있는 땅으로, 토지 가격도 비싸다. 실제 높은 건물이 지어져 있다. 아파트 두어 채 팔아서 살 수 있는 건물들이 아니다. 이런 대형 빌딩 상층부엔 주로 업무시설이 입주해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업무시설 종사자들이 출퇴근을 제외한 시간엔 다 건물 뒤편으로 나온다. 앞서 언급했던 식사나 회식을 하러 말이다.

사진 속 편의점(미니스톱 홍대입구역점)은 하루 250만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인근 다른 편의점 매출보다 높다. 대로변 큰 업무용 빌딩 전면에 입점한 CU 서교타워점과 비교해도 이 같은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점포의 하루 매출은 200만원을 조금 밑돈다.

여기서 주의할 부분은 대로변 이면이라고 다 좋은 건 아니라는 점이다. 반드시 대로변에 큰 건물이 있어야 하고 이 건물에서 뒤로 향하는 동선이 좋아야 한다. 가끔 뒤로 향하는 문이 없거나 여러 사정상 동선이 단절돼 있기도 하다. 대로변에 번듯한 건물이 별로 없는 경우도 더러 있다. 이면으로 입점한 소매점들이 장사가 잘되지 않을 수 있다. 상권이 활성화되지 못하면 상가를 소유한 사람도 투자 수익이 높지 않다.

대형 빌딩 뒷골목 꼬마빌딩 노려라
상권 분석에 자신이 없고 투자금이 넉넉하지 못한 투자자일수록 꼬마빌딩을 살 땐 대로변 큰 건물의 뒤편 출입구를 잘 살펴봐야 한다. 넥타이를 맨 사람 몇몇이 모여 담배를 피우고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입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