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으로 '메드팩토'에 목표가 제시한 노무라증권 "최대 8조원 가치"
일본 노무라증권이 메드팩토에 대해 ‘매수’ 의견과 함께 목표가를 제시했다. 해외 증권사가 한국 바이오 벤처에 목표가를 제시한 건 이례적이란 평가다. 이 증권사는 현재 임상 중인 파이프라인이 모두 성공할 경우 8조원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노무라증권은 메드팩토에 대한 분석을 시작하면서 목표 주가를 14만원으로 제시했다. 이날 오전 11시7분 기준으로 코스닥 시장에서 이 회사 주가는 전일보다 2.64% 오른 9만3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거래 가격보다 이보다 약 50% 정도 높은 목표가를 제시한 것이다.

노무라증권은 현재 임상 시험이 진행 중인 6개의 적응증별 파이프라인이 모두 성공할 경우 7조9000억원의 가치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대부분의 파이프라인이 임상 2상에 있는 점을 감안해 파이프라인별 성공 확률을 37.5%로 내다봤다.

노무라증권은 임상 단계가 높아지면서 회사 가치도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6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발표되는 대장암 병용 임상 2a상 결과가 잘 나올 경우 상업화 가능성이 높이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 결과에 따라 신약으로 출시될 확률이 50%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마찬가지로 9월 유럽종양학회(ESMO), 11월 미국 면역암학회(SITC)에서 나오는 키트루다와의 병용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 2상 중간결과, 임핀지와의 병용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제2a상 결과도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노무라증권은 메드팩토가 2024~2025년에 신약을 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위험 요인은 김성진 메드팩토 대표에 쏠려있는 연구개발(R&D) 전략과 기술이전 계약 실패 등으로 봤다.

메드팩토는 암세포를 둘러싼 주변 환경(종양 미세환경)을 개선해주는 치료제 ‘백토서팁’을 개발하고 있는 회사다. 암세포가 자신을 호하기 위해 TGF-베타라는 물질을 많이 분비하는데, 백토서팁은 TGF-베타의 활동을 저해한다.

TGF-베타가 다른 장기나 신체 부위로 옮기는 것을 막는다. 동시에 섬유화가 된 암세포를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보통 MSD의 키트루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임핀지, 노바티스의 글리백 등 면역항암제와 병용한다.

김 대표는 TGF-베타 분야 전문가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암연구 소 재직 당시 TGF-베타의 존재를 처음 발견한 것도 김 대표의 스승이었던 NIH의 마이클 스폰 박사다. 김 대표는 국제 과학논문인용색인(SCI) 학술지에 TGF-베타와 관련한 200여편의 논문을 발표했고, 4200회 정도 인용됐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