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나지 않겠다"…롯데·신세계 'e커머스 1위' 한판 승부 [박동휘의 컨슈머 리포트]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강희석 이마트 대표가 24일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일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부회장)도 전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충분히 관심히 있다”고 ‘출전’을 공식화한 바 있다. ‘e커머스(전자상거래) 1위’가 되기 위한 두 유통 명가(名家)의 피할 수 없는 싸움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마트는 JP모건을 인수 자문사로 고용하는 등 확고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강 대표가 인수 및 인수 후 통합에 관한 세부적인 계획을 짜고, 정용진 부회장에게 수시로 직보”(신세계 관계자)할 정도로 준비 작업을 철저히 하고 있다.
G마켓, 옥션 ,G9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작년 말 20조원으로 추정)를 인수할 경우 이마트의 온라인 거래액은 SSG닷컴(작년 말, 3조9236억원)을 포함해 24조원대 규모로 올라간다.
이마트는 지난 16일 네이버와 1500억원 규모(신세계인터내셔널은 1000억원 규모)의 지분교환 계약을 맺기도 했다. SSG닷컴의 네이버 쇼핑 입점은 외형을 키울 좋은 기회다. 이와 관련, SSG닷컴은 다음달 20일부터 오픈마켓 시범 운영을 시작하고, 상반기 중 정식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G마켓, 11번가처럼 판매자(셀러)를 위한 전용 플랫폼인 ‘쓱(SSG) 파트너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드러난 신세계그룹의 e커머스 전략은 ‘네이버의 등’에 올라타 SSG닷컴, G마켓, 옥션 등을 동시에 운영하는 다채널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는 최대한 e커머스의 외형(거래액)을 키우고, 동시에 쿠팡이 갖고 있지 않은 이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과의 결합을 통해 ‘경계없는 소비 채널’을 제공함으로써 시장을 재패하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네이버의 ‘큰 그림’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마트스토어만으로는 국내 e커머스 시장에서 쿠팡에 맞서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는 만큼, 신세계를 통해 우회적으로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려는 전략이란 분석이다.
롯데 관계자는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겠다고 하는 것은 몸값을 높여 경쟁자들에게 부담을 지우려는 전략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도 조만간 인수 자문사를 선정해 본격적인 인수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절박함이라는 관점에선 롯데가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더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SSG닷컴에 수조원을 투자한 신세계와 달리 롯데는 이베이코리아를 키우는데 더 집중할 수 있다는 얘기다. IB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특히 눈여겨 보는 것은 국내 오픈마켓의 원조인 G마켓, 옥션이 보유한 방대한 쇼핑 데이터와 개발자 인력”이라고 말했다.
롯데와 신세계가 인수 의지를 불태우고 있지만, 의외의 변수가 돌출할 가능성도 상존한다.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카카오가 복병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매각 주관사인 골드만삭스는 매각가를 높이기 위해 끝까지 경쟁을 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며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업체가 본입찰 때 나타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를 운영하고 있는 MBK파트너스는 사태 추이를 관망하고 있지만, 무시못할 ‘강자’다. 다만, 신세계 롯데 등 전략적 투자자(SI)들이 서로 치고 받으며, 가격을 높일 경우 MBK 같은 금융 투자자(FI)들은 뒤로 물러설 가능성이 높다.
예비입찰에 참여한 큐텐도 예의주시 대상이다. 큐텐은 2010년 싱가포르에서 설립된 기업으로 구영배 G마켓 창업자와 이베이가 조인트벤처 형식으로 시작한 온라인 쇼핑몰이다. 한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구영배 창업자가 예전부터 G마켓 회수를 열망해 온 것으로 안다”며 “입찰에 참여한 사모펀드 등과의 제휴 전략을 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롯데 "충분히 관심" VS 신세계 "진지하게 검토"
강희석 대표는 이날 성수동 이마트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관한 주주의 질문에 “경쟁사와 같이 우리도 진지하게 들여다보고 있다”며 “급변하는 e커머스 경영 환경 속에서 이마트가 지속해서 성장하기 위한 맥락 속에서 이해해주시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이마트는 JP모건을 인수 자문사로 고용하는 등 확고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강 대표가 인수 및 인수 후 통합에 관한 세부적인 계획을 짜고, 정용진 부회장에게 수시로 직보”(신세계 관계자)할 정도로 준비 작업을 철저히 하고 있다.
G마켓, 옥션 ,G9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작년 말 20조원으로 추정)를 인수할 경우 이마트의 온라인 거래액은 SSG닷컴(작년 말, 3조9236억원)을 포함해 24조원대 규모로 올라간다.
이마트는 지난 16일 네이버와 1500억원 규모(신세계인터내셔널은 1000억원 규모)의 지분교환 계약을 맺기도 했다. SSG닷컴의 네이버 쇼핑 입점은 외형을 키울 좋은 기회다. 이와 관련, SSG닷컴은 다음달 20일부터 오픈마켓 시범 운영을 시작하고, 상반기 중 정식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G마켓, 11번가처럼 판매자(셀러)를 위한 전용 플랫폼인 ‘쓱(SSG) 파트너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드러난 신세계그룹의 e커머스 전략은 ‘네이버의 등’에 올라타 SSG닷컴, G마켓, 옥션 등을 동시에 운영하는 다채널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는 최대한 e커머스의 외형(거래액)을 키우고, 동시에 쿠팡이 갖고 있지 않은 이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과의 결합을 통해 ‘경계없는 소비 채널’을 제공함으로써 시장을 재패하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네이버의 ‘큰 그림’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마트스토어만으로는 국내 e커머스 시장에서 쿠팡에 맞서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는 만큼, 신세계를 통해 우회적으로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려는 전략이란 분석이다.
카카오, MBK, 큐텐 등 '복병'들도 변수
롯데쇼핑도 최근 국내 1위(거래액 기준, 약 5조원) 중고거래 플랫폼인 중고나라의 경영권을 펀드를 통해 인수하는 등 e커머스 대전(大戰)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롯데그룹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롯데온, 중고나라를 포함해 총 33조원에 육박하게 된다.롯데 관계자는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겠다고 하는 것은 몸값을 높여 경쟁자들에게 부담을 지우려는 전략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도 조만간 인수 자문사를 선정해 본격적인 인수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절박함이라는 관점에선 롯데가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더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SSG닷컴에 수조원을 투자한 신세계와 달리 롯데는 이베이코리아를 키우는데 더 집중할 수 있다는 얘기다. IB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특히 눈여겨 보는 것은 국내 오픈마켓의 원조인 G마켓, 옥션이 보유한 방대한 쇼핑 데이터와 개발자 인력”이라고 말했다.
롯데와 신세계가 인수 의지를 불태우고 있지만, 의외의 변수가 돌출할 가능성도 상존한다.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카카오가 복병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매각 주관사인 골드만삭스는 매각가를 높이기 위해 끝까지 경쟁을 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며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업체가 본입찰 때 나타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를 운영하고 있는 MBK파트너스는 사태 추이를 관망하고 있지만, 무시못할 ‘강자’다. 다만, 신세계 롯데 등 전략적 투자자(SI)들이 서로 치고 받으며, 가격을 높일 경우 MBK 같은 금융 투자자(FI)들은 뒤로 물러설 가능성이 높다.
예비입찰에 참여한 큐텐도 예의주시 대상이다. 큐텐은 2010년 싱가포르에서 설립된 기업으로 구영배 G마켓 창업자와 이베이가 조인트벤처 형식으로 시작한 온라인 쇼핑몰이다. 한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구영배 창업자가 예전부터 G마켓 회수를 열망해 온 것으로 안다”며 “입찰에 참여한 사모펀드 등과의 제휴 전략을 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