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그린사는 "이번 사고로 다친 선원은 없으며, 좌초 도중 가라앉은 컨테이너도 없다"고 밝혔다. 이집트 당국자는 AP통신에 "이날 앞서 일대에 강풍과 모래폭풍이 불었다"며 "바람이 최고 시속 50㎞로 불었다"고 설명했다.
이집트 당국은 예인선이 에버기븐호를 인양하기까지 최소 이틀은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소형 예인선 여러 척이 에버기븐호를 끌어내려고 했으나 별 소용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지는 "조수 차이에 따라 작업 환경이 달라지는 등 인양 작업이 까다롭다"며 "주변에서 예인선과 관련 장비가 이동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사고로 일대 물동량이 한동안 병목현상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에버기븐호가 가로로 운하를 막아서면서 양방향 선박 운행이 통제됐다.
수에즈운하는 길이 약 190㎞, 너비는 205m에 달한다.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해 세계 무역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길목이다. 이 운하를 통하지 않으면 배가 아프리카 대륙을 빙 둘러 우회해야해 물류 이동기간이 훨씬 더 많이 걸린다. CNBC에 따르면 국제 무역량의 약 10%가 수에즈운하를 통과한다. 살바토레 메르코질리아노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캠벨대 조교수는 "수에즈 운하는 하루 평균 대형 선박 50척이 통과하는 길목"이라며 "이 운하가 폐쇄되면 일대 남북을 잇는 길목이 없어지기 때문에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식량·연료·공산품 수송 길이 막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CNBC는 "이미 코로나19 이후 경색된 세계 해운 물동체계에 부담을 더하는 일"이라고 분석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