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 마련된 육군 채용상담 부스에서 학생들이 육군간부 모집 상담을 받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24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 마련된 육군 채용상담 부스에서 학생들이 육군간부 모집 상담을 받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오전에 벌써 예약된 면접 횟수 25회를 넘겨서 ‘풀타임’입니다. 학생들의 구직 열기가 정말 뜨겁네요.”(주영훈 코웨이 채용팀장)

“입사 후 5년 계획까지 술술 풀어나가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고등학교 학생들이라 더욱 톡톡 튀는 대답을 들을 수 있어서 면접 자체도 훨씬 즐거웠습니다.”(신진영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채용담당)

24일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치러진 ‘2021 대한민국 고졸인재 일자리 콘서트’에서 기업 채용 담당자들은 한목소리로 특성화고 학생들의 취업 ‘열정’을 칭찬했다. 이날 행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현장 방문자가 제한됐지만, 그런 만큼 학생들이 짧은 답변 하나도 더욱 성실히 준비했다는 평가다. 현장에 가지 못한 학생들의 온라인 참여도 전년보다 뜨거웠다. 유튜브를 통해 열린 온라인 행사에서는 최대 동시접속자가 2만6000명을 넘기며 지난해 기록(2만4000명)을 깼다. 이날 누적 접속자 수는 5만3000여 명에 달했다.

○인사혁신처·한전KDN 온종일 상담줄

이날 행사장에 마련된 공공·국가기관들의 채용상담 부스가 단연 인기 최고였다. 한전KDN 부스는 오전 10시부터 상담대기줄이 이어졌다. 정부가 공공기관 고졸인재 신입채용 비율을 2023년 10%까지 늘리기로 하면서 학생들의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육군 간부를 모집하는 부스도 예상외의 인기를 끌었다. 부사관을 희망하는 남학생뿐만 아니라 간호장교를 지원하려는 여학생들의 문의 행렬도 줄을 이었다. 육군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학생들이 안정성이 높은 군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인사혁신처의 지역인재 9급 수습직원 홍보관에는 공무원에 관심을 갖는 학생들이 줄을 이었다. 세그루패션디자인고에 재학 중인 윤서현 양(18)은 “공무원 자격증 가산점, 필기시험, 블라인드면접에 대해 물어보기 위해 해당 부스를 찾았다”고 말했다.

현장 채용면접을 진행한 민간 기업들의 부스도 학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현장채용에는 코웨이,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 등 18개 기업이 참여했다. 이날 채용면접은 학생들의 사전신청을 받아 일정 간격을 두고 진행됐다.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 관계자는 “학생들이 기업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막힘없이 대답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며 “올해 고졸 인재를 100명 이상 채용할 텐데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학생과 교사들은 올해 고졸인재 일자리 콘서트가 감염병 상황에서 채용박람회 취소 등으로 인한 ‘취업정보 가뭄’을 해소하는 역할을 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금택 경복비즈니스고 교사는 “감염병 상황에서 교사들이 좋은 취업처를 발굴하기 어려워졌는데 이런 자리가 더 자주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대구공업고 학생들이 24일 열린 ‘2021 대한민국 고졸인재 일자리 콘서트’를 온라인으로 시청하고 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대구공업고 학생들이 24일 열린 ‘2021 대한민국 고졸인재 일자리 콘서트’를 온라인으로 시청하고 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AI, VR 모의면접 체험장 “우~와”

올해 행사는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학생들의 취업준비를 돕는 부스가 마련돼 학생들의 눈길을 끌었다. 교육컨설팅 업체 다온컴퍼니는 AI를 통한 면접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AI 면접을 체험해 본 한 학생은 “표정과 음성의 높낮이 등 생각보다 디테일한 측면까지 짚어줘서 놀랐다”며 “나의 면접 영상을 언제든 돌려볼 수 있으니 집에서 혼자서 면접 연습을 하기도 간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준형 다온컴퍼니 대표는 “마이다스인, 뷰인터 사이트에선 모의 AI면접을 해 볼 수 있다”며 “입사 지원 전 응시해 보면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중부여성발전센터는 ‘VR 면접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원하는 직군을 고르고 VR 장비를 착용하면 가상의 면접관이 해당 직군에 맞는 질문 10여 개를 건네는 방식이다.

온라인으로 동시에 진행된 이날 행사는 전국 직업계고에서 높은 관심을 보였다. 97년 역사를 가진 대구공업고에서는 취업동아리인 청솔동아리 소속 학생 50여 명이 오후 1시부터 열린 ‘고졸선배와의 3색 토크’를 온라인으로 관람했다. 송우용 교장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인재 유출 때문에 고민이 많은데 고졸인재들은 직장 내 적응력이 높고 취업자의 지방잔존율도 70%대로 높다”며 “이 행사가 고졸인재에 대한 인식을 바꿔 채용을 늘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배태웅/김남영/이인혁/대구=오경묵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