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24일 비트코인을 받고 자동차를 팔기 시작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지금부터 비트코인으로 테슬라를 살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이외 지역에서는 올해 안에 비트코인 결제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CNBC에 따르면 테슬라가 판매하는 대다수 전기차의 세전(稅前) 가격은 3만7990달러에서 12만4000달러 사이다. 이날 오후 8시 30분 기준 미국 암호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의 비트코인 가격은 56451달러. 비트코인을 두 개만 갖고 있다면 웬만한 테슬라 차량은 다 살 수 있는 셈이다.

머스크는 "테슬라가 받은 비트코인은 다른 법정화폐로 환전하지 않고 계속 보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테슬라는 현금성 자산의 7.8% 규모인 15억달러를 들여 비트코인을 사들인 상태인데, 보유 규모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의 회계제도상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더라도 팔지 않는 한 회계상 이익으로 잡을 수 없다. 반면 매입 당시 가격보다 비트코인 값이 떨어진다면 장부상 손실로 기록된다. JP모건은 "기업 자산에서 1%를 비트코인에 할당하면 전체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이 8% 급등한다"고 분석했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테슬라는 비트코인 결제에 '내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비트코인 노드를 직접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노드란 비트코인을 사고팔 때 거래가 유효한지 확인하는 정보를 가진 일종의 서버를 말한다.

과거에도 그랬듯 머스크의 '돌발 트윗'에 비트코인 가격은 또 한 번 들썩였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머스크의 글이 올라온 뒤 비트코인 가격은 5% 가까이 급등했다"고 보도했다.

약세를 보이던 국내 비트코인 가격도 덩달아 회복세를 나타냈다. 빗썸에서 이날 오후 8시30분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3.21%(209만원) 오른 6733만원에 거래됐다.

테슬라는 지난 15일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에서 잭 커크혼 최고재무책임자(CFO)에게 '마스터 오브 코인'이라는 직함을 새로 부여했다고 밝혔다. 머스크에게는 '테크노 킹'이라는 호칭을 붙였다. 현지 매체들은 테슬라의 비트코인 매수와 관련된 후속 조치로 해석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