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높이는 요인 중 하나
가치 평가 '홀당 얼마' 대신
자본환원율로 따져 산정해야
김영석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이사(사진)는 “지난해 전국 골프장 몸값이 일제히 치솟았지만 이제는 일률적으로 가격을 매기는 건 곤란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2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다. 김 이사는 딜로이트안진이 8년 전 신설한 골프장 자문팀의 프로젝트 매니저다. 국내 회계업체에서는 처음 만들어진 조직이다. 그는 최근 골프존카운티 화랑의 매각 주관을 맡는 등 20여 건의 골프장 인수합병(M&A) 자문을 담당했다.
김 이사는 “수도권과 지방 골프장은 환경이나 객단가가 엄연히 다르고 코스 설계와 서비스 품질에도 차이가 크다”며 “홀당 가격이 아니라 자본환원율에 초점을 맞춰 가치를 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캡 레이트’로 불리는 자본환원율은 부동산 임대수익에서 각종 경비를 뺀 임대 순이익을 부동산 매입액으로 나눠서 산출하는 수익률 지표다.
그는 “최근 골프장 M&A 사례들을 보면 3~4년 전 9%에 달했던 캡 레이트가 5%대 초반까지 떨어졌다”고 소개했다. 골프장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매수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김 이사는 골프장 가격이 크게 오른 배경 중 하나로 골프장을 위탁 운영하는 업체가 늘어난 것을 꼽았다. 위탁 운영사들은 보통 골프장 인수 희망자인 재무적 투자자(FI)들과 최소운영수입보장(MRG) 계약을 맺는다. 이때 운영사들이 경쟁적으로 높은 수준의 MRG를 제시한다고 지적했다.
김 이사는 “지금 골프장 매출이 꼭짓점이라고 한다면 가격을 너무 올린 위탁 운영사는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도 있다”고 했다. 다만 그는 △개발 가능한 유휴부지 보유 △회원제에서 대중제로 전환 가능성 △야간영업 인허가가 가능하고 야간영업 수요를 채울 수 있는 인접 도시 존재 △비경상적인 관리비용이 많거나 객단가가 상대적으로 크게 낮은 경우 등은 가격 상승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