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철의 글로벌 북 트렌드] 코로나 이후 위기 극복을 위한 가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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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Values)
코로나·금융·기후변화 등 세가지 위기
지나친 시장의존과 시장의 실패서 비롯
시장가치 대신 인간가치로 발상 전환
연대의식·공정성 등 7가지 해법 제시
코로나·금융·기후변화 등 세가지 위기
지나친 시장의존과 시장의 실패서 비롯
시장가치 대신 인간가치로 발상 전환
연대의식·공정성 등 7가지 해법 제시
앞으로 세계는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가 끝나더라도 세상은 다시 과거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 확실해지는 상황이다. 세계 각국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뉴노멀을 고민하느라 분주하다. 브렉시트와 코로나19라는 두 가지 거대한 악재로 시름을 앓고 있는 영국도 마찬가지다. 서점가에는 포스트 코로나 전망 관련 책들이 즐비하다.
지난 18일 출간된 《가치(Values)》는 200년 넘게 세계를 지배해온 자유시장경제에 날 선 비판의 칼날을 들이댄다. 시장에 대한 지나친 의존과 그로 인한 시장의 실패가 수많은 부작용을 유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해까지 7년간 영국 중앙은행 총재를 맡았던 마크 카니는 이 책에서 금융(Credit) 위기, 코로나19(Corona) 위기, 기후변화(Climate change) 위기라는 ‘3C 위기’의 원인을 분석한다. 인류는 지금 거의 동시에 엄습한 세 가지 위기로 인해 전례 없는 고통을 겪고 있고, 이 모든 위기의 근본 원인이 ‘가치의 위기’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한다. 현재 유엔기후행동 및 금융 특사인 카니는 이 책에서 “당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왜 가장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사소하게 여기고 있는가?”라고 가치 판단에 대해 질문한다. 세계 곳곳에서 가치 파괴가 목격되고 있고, 많은 사람이 가치와 가격 사이에서 혼돈을 겪고 있다. 가격을 매길 수 있는 시장 가치와 가격을 매길 수 없는 사회적 가치가 충돌하고 있다. 이 책에선 “우리가 시장경제 체제에서 살아가는 동안 가격이 모든 것의 가치를 결정하는 시장사회로 전환됐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우리는 지금 부의 유토피아인 동시에 인간관계의 디스토피아 시대에 살고 있다”고 규정한다. 저자에 따르면 부에 대한 열망이 폭발하면서 주식, 부동산, 암호화폐 등 각종 투자에 관한 관심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반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인간관계는 파괴되고 있다. ‘나만 잘살면 된다’는 식의 각자도생 신념이 확산하는 동안 공동체 의식은 사라지고 있다. 사람들은 자녀 세대를 고민하며 장기적 관점의 선택을 하기보다는 당장 눈앞의 이익을 챙기느라 분주하다. 현재를 과대평가하고 미래를 과소평가하는 눈속임으로 자신들의 잇속 차리기에만 급급하다. 정치 지도자들은 판타지 시나리오에 취해 현실에 대한 통제권을 잃었다.
저자는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며 시장 가치가 아니라 인간 가치로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비용과 편익 분석에 의한 단기 결정이 아니라 인간과 지구 생명체의 공존을 위한 장기적 관점의 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새로운 미래를 위해 반드시 회복해야 할 핵심 가치 일곱 가지도 소개한다. 연대의식, 공정성, 책임감, 회복 탄력성, 지속 가능성, 역동성, 겸손함 등이다.
이 책은 포스트 코로나 세계에서 경제적·사회적 르네상스를 위해 필요한 변화의 틀을 제시하고 있다. 세대 간 공정, 소득 재분배, 삶의 기회라는 과제는 가치의 회복을 통해 가능하다고 역설한다. 다만 시장경제 체제와 인간 본성의 부작용에만 지나치게 초점을 맞춰 오히려 균형을 잃었다는 인상도 있다.
홍순철 < BC에이전시 대표·북칼럼니스트 >
지난 18일 출간된 《가치(Values)》는 200년 넘게 세계를 지배해온 자유시장경제에 날 선 비판의 칼날을 들이댄다. 시장에 대한 지나친 의존과 그로 인한 시장의 실패가 수많은 부작용을 유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해까지 7년간 영국 중앙은행 총재를 맡았던 마크 카니는 이 책에서 금융(Credit) 위기, 코로나19(Corona) 위기, 기후변화(Climate change) 위기라는 ‘3C 위기’의 원인을 분석한다. 인류는 지금 거의 동시에 엄습한 세 가지 위기로 인해 전례 없는 고통을 겪고 있고, 이 모든 위기의 근본 원인이 ‘가치의 위기’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한다. 현재 유엔기후행동 및 금융 특사인 카니는 이 책에서 “당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왜 가장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사소하게 여기고 있는가?”라고 가치 판단에 대해 질문한다. 세계 곳곳에서 가치 파괴가 목격되고 있고, 많은 사람이 가치와 가격 사이에서 혼돈을 겪고 있다. 가격을 매길 수 있는 시장 가치와 가격을 매길 수 없는 사회적 가치가 충돌하고 있다. 이 책에선 “우리가 시장경제 체제에서 살아가는 동안 가격이 모든 것의 가치를 결정하는 시장사회로 전환됐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우리는 지금 부의 유토피아인 동시에 인간관계의 디스토피아 시대에 살고 있다”고 규정한다. 저자에 따르면 부에 대한 열망이 폭발하면서 주식, 부동산, 암호화폐 등 각종 투자에 관한 관심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반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인간관계는 파괴되고 있다. ‘나만 잘살면 된다’는 식의 각자도생 신념이 확산하는 동안 공동체 의식은 사라지고 있다. 사람들은 자녀 세대를 고민하며 장기적 관점의 선택을 하기보다는 당장 눈앞의 이익을 챙기느라 분주하다. 현재를 과대평가하고 미래를 과소평가하는 눈속임으로 자신들의 잇속 차리기에만 급급하다. 정치 지도자들은 판타지 시나리오에 취해 현실에 대한 통제권을 잃었다.
저자는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며 시장 가치가 아니라 인간 가치로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비용과 편익 분석에 의한 단기 결정이 아니라 인간과 지구 생명체의 공존을 위한 장기적 관점의 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새로운 미래를 위해 반드시 회복해야 할 핵심 가치 일곱 가지도 소개한다. 연대의식, 공정성, 책임감, 회복 탄력성, 지속 가능성, 역동성, 겸손함 등이다.
이 책은 포스트 코로나 세계에서 경제적·사회적 르네상스를 위해 필요한 변화의 틀을 제시하고 있다. 세대 간 공정, 소득 재분배, 삶의 기회라는 과제는 가치의 회복을 통해 가능하다고 역설한다. 다만 시장경제 체제와 인간 본성의 부작용에만 지나치게 초점을 맞춰 오히려 균형을 잃었다는 인상도 있다.
홍순철 < BC에이전시 대표·북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