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동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의 문이 닫혀 있다. 금융감독원은 삼일회계법인의 옵티머스펀드 실사 결과 예상 회수 금액은 401억~783억원에 불과하다고 11일 발표했다. /연합뉴스
서울 삼성동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의 문이 닫혀 있다. 금융감독원은 삼일회계법인의 옵티머스펀드 실사 결과 예상 회수 금액은 401억~783억원에 불과하다고 11일 발표했다. /연합뉴스
검찰은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 자문단 중 핵심 인사였던 양호 전 나라은행장을 소환조사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는 지난 24일 양 전 행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부른 뒤 조사했다. 양 전 행장은 옵티머스의 금융권 로비 창구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 있다.

검찰은 양 전 행장이 옵티머스 내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옵티머스 펀드 사기를 알고 있었는지 등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 전 행장은 옵티머스의 최대 주주이자 고문으로 활동하면서 해결사 역할을 자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펀드 하자 치유 관련' 문건엔 옵티머스가 2017년 말 최소 영업자본액 미달로 금융위원회로부터 적기 시정조치를 받을 위기에 처했지만, 유예받을 때 양 전 행장이 중개 역할을 했다고 나와 있다. 해당 문건은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도 확인된 사항이다. 양 전 행장과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최흥식 전 금융감독원장은 경기고 동문이다. 최 전 원장은 옵티머스가 사업을 확장하던 2017∼2018년 금감원장을 지냈다.

당시 국감장에선 양 전 행장이 2017년 11월 사무실 비서에게 "다음주 금감원 가는데 거기서 VIP 대접해준다고 차 번호를 알려달라더라"고 말한 녹취록이 공개됐다.

양 전 행장은 옵티머스의 공공기관 매출채권 딜 소싱(투자처 발굴)을 도와주기 위해 당시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유모 투자센터장과 대부업체를 운영하던 이동열씨를 김 대표에게 소개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두 사람은 지난해 옵티머스 펀드 사기 공범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양 전 행장은 옵티머스 사건이 불거진 뒤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고 펀드 사기 사건도 전혀 몰랐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