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코러스를 주축으로 한 러시아 백신 컨소시엄의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 위탁생산(CMO) 기술이전 계약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내달 초중순께 본계약이 체결될 것이란 전망이다.

26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스푸트니크V 백신 위탁 생산을 위한 러시아 백신 컨소시엄과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 간 기술이전 계약이 최종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

기술이전 계약은 스푸트니크V의 기술을 한국에 들여와 생산하는 첫 단계다. 내달 체결 예정인 본계약에선 구체적인 생산 물량과 생산 기간, 매출 금액을 확정해 본계약을 맺는다.

스푸트니크V는 바이러스 백터 방식의 백신이다. 코로나19 항원 유전자를 인체에 무해한 아데노바이러스에 주입해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이 백신의 인기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독일 정부는 유럽연합(EU)의 행정부 격인 유럽집행위원회에 스푸트니크V 구매를 요청했다고 독일 유력 주간지 디 차이트가 보도했다. 현재까지 EU에 승인된 백신은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3종이다. 최근 이들 백신의 공급 차질 사태가 잇따라 빚어지면서 러시아 백신 승인 논의가 오간 것이다.

러시아 백신 컨소시엄엔 한국코러스 외에 바이넥스, 이수앱지스 등이 포함돼 있다. 바이넥스는 지난해 본격적으로 가동한 충북 오송공장에서 스푸트니크V 백신을 생산할 예정이다. 총생산량(배양액)이 5000L 규모다. 이수앱지스는 수백L 규모의 배양기를 통해 러시아 백신을 생산할 예정이다. 한국코러스 측은 정확한 배양액 규모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지속적인 설비 투자를 통해 생산 규모를 늘리고 있다.

업계에선 바이넥스가 최근 허가 방법과 다른 방식으로 의약품을 만든 사실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적발되면서 러시아 백신 계약이 물건너간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백신 생산시설이 부족한 상황에서 전문 CMO 기업을 확보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또 수년 간 CMO를 해온 바이넥스의 경험을 러시아 측이 높게 산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