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좋은 의도' 불구 실수 연발에 백신 신뢰성마저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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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저렴한 가격에 유통 편리성 등으로 팬데믹 '돌파구' 기대
임상시험 데이터 공개 관련 투명성 부족해 잇따라 수정
백신 생산에 대한 지나친 낙관…물량 부족으로 반발 초래 아스트라제네카(AZ)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AZ 백신은 저렴한 가격과 유통상의 장점 등으로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임상시험 관련 정보 투명성, 백신 생산 및 유통을 둘러싼 회사 측의 미숙한 대응으로 인해 백신 자체의 신뢰성마저 약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인류 돕겠다'…옥스퍼드 손잡은 AZ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CNN 비즈니스에 따르면 AZ는 지난해 4월 영국 옥스퍼드대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임상시험 및 제조, 유통 등을 돕기로 합의했다.
사실 영국과 스웨덴에 기반을 둔 다국적 제약사인 AZ의 주 종목은 폐암 등 각종 암 치료제였다.
매출의 상당 부분을 암 치료제 판매에서 올리고 있던 AZ는 백신 생산 등의 경험은 부족했다.
그럼에도 AZ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작업에 뛰어들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재앙을 맞이한 인류를 돕기 위해 회사가 가진 글로벌 네트워크, 대규모 임상시험 수행 능력 등을 활용한다는 것이었다.
AZ는 특히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끝나기 전까지 코로나19 백신으로 수익을 올리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이는 백신 구입 비용과 정교한 물류 네트워크 구축에 대한 부담이 큰 저소득 국가 입장에서 AZ 백신을 기대하게 만든 요인이 됐다.
실제 AZ 백신은 지난해 12월 전 세계 최초로 영국에서, 한 달 뒤 유럽연합(EU)에서 긴급 사용이 승인됐고, 이후 수백만명이 접종을 마치면서 코로나19와의 싸움에 있어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 백신 데이터 투명성 부족해 신뢰 약화 초래
그러나 한편으로 AZ는 백신 승인 및 생산 과정에서 잇따른 실수를 노출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가장 먼저 과학적 결과와 관련한 소통 문제가 제기됐다.
AZ는 지난해 11월 영국과 브라질에서 진행된 임상 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AZ는 백신의 평균 면역 효과가 70.4%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백신 1회분의 절반을 우선 투약하고 한 달 뒤 1회분을 온전히 투약한 참가자들은 예방 효과가 90%였고, 두 차례 모두 1회분 전체 용량을 투약한 이들의 예방효과는 62%였다.
연구진의 실수로 일부 임상 시험 자원자들이 백신을 1회분의 절반만 맞은 '실수' 덕분에 이같은 결과가 나왔지만, AZ는 당초 발표 때 이에 관해 언급하지 않았다.
AZ는 최근 미국에서 진행한 백신의 3상 임상 시험 결과와 관련해서도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 22일 발표에서는 유증상 감염을 막는 데 79%의 효과가 있다고 했다가, 사흘 뒤인 25일에는 이를 76%로 낮췄다.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에서 시간이 지난 정보가 포함됐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뒤늦게 수정된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AZ는 2월 17일까지 시험 결과를 우선 발표했으며, 이후 데이터를 추가한 결과 효과가 76%로 집계됐다고 해명했다.
블룸버그는 특정 시점까지의 잠정 결과를 공개하는 것은 특별한 논란거리도 아니고, 실제 백신 효과의 차이 역시 크지 않지만 왜 아스트라제네카가 미국 당국과 좀 더 잘 소통하지 않았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65세 이상 고령자 접종 여부 역시 유럽에서 혼동을 불렀다.
지난 1월 독일과 프랑스는 AZ 백신 임상 시험에서 65세 이상에 대한 데이터가 부족하다며, 65세 미만에만 접종을 권고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AZ는 백신을 개발한 옥스퍼드대가 윤리적 이유로 18∼55세 연령층에서 안전성과 관련한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하기 전에는 노령층에 대한 임상시험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65세 이상에서 백신 효과가 떨어진다는 주장은 데이터 전체의 정확성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독일과 프랑스 등도 이달 들어 65세 이상에 대해서도 AZ 백신을 접종하기로 방침을 변경했다. ◇ 백신 생산량 지나친 낙관…공급 부족 문제 불거져
AZ 백신을 둘러싼 혼란은 이후 공급 문제로 이어졌다.
백신은 생산 자체가 쉽지 않은데다, 동일한 형태의 공장에서도 생산성이 달라질 수 있다.
백신 생산 경험이 부족한 아스트라제네카는 이를 간과한 채 코로나19 백신 공급에 지나친 낙관을 했고, 이는 실제 생산물량 부족으로 이어졌다.
유럽연합(EU)은 AZ 백신 4억 도스를 선주문했지만, 올해 상반기 1억 도스를 공급받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EU는 AZ가 영국으로의 백신 공급을 우선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이후 백신 수출을 둘러싼 영국과 EU 간 갈등이 점화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AZ가 이탈리아 수도 로마 인근 시설에 2천900만 도스의 백신을 비축해놓고 있는 것이 발견되면서 EU와 아스트라제네카가 설전을 벌였다.
EU는 AZ가 영국을 비롯한 역외 국가로 백신을 무단 반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의심했지만, AZ는 국제백신공급기구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에 공급되는 것 외에 EU 역외로 운송되는 물량은 없다고 해명했다.
파스칼 소리오 AZ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우리 팀이 계속 배워나가면서 생산량이 증대되고 있다"면서도 "백신 제조는 매우 복잡한 생물학적 처리 과정"이라고 해명했다.
CNN 비즈니스는 혈전을 둘러싼 논란 등은 AZ 측에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에서의 시험 데이터에 대한 잘못된 설명 등이 회사의 평판을 훼손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와 관련해 "(회사 측) 잘못에 의한 실수가 매우 좋은 백신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임상시험 데이터 공개 관련 투명성 부족해 잇따라 수정
백신 생산에 대한 지나친 낙관…물량 부족으로 반발 초래 아스트라제네카(AZ)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AZ 백신은 저렴한 가격과 유통상의 장점 등으로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임상시험 관련 정보 투명성, 백신 생산 및 유통을 둘러싼 회사 측의 미숙한 대응으로 인해 백신 자체의 신뢰성마저 약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인류 돕겠다'…옥스퍼드 손잡은 AZ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CNN 비즈니스에 따르면 AZ는 지난해 4월 영국 옥스퍼드대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임상시험 및 제조, 유통 등을 돕기로 합의했다.
사실 영국과 스웨덴에 기반을 둔 다국적 제약사인 AZ의 주 종목은 폐암 등 각종 암 치료제였다.
매출의 상당 부분을 암 치료제 판매에서 올리고 있던 AZ는 백신 생산 등의 경험은 부족했다.
그럼에도 AZ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작업에 뛰어들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재앙을 맞이한 인류를 돕기 위해 회사가 가진 글로벌 네트워크, 대규모 임상시험 수행 능력 등을 활용한다는 것이었다.
AZ는 특히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끝나기 전까지 코로나19 백신으로 수익을 올리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이는 백신 구입 비용과 정교한 물류 네트워크 구축에 대한 부담이 큰 저소득 국가 입장에서 AZ 백신을 기대하게 만든 요인이 됐다.
실제 AZ 백신은 지난해 12월 전 세계 최초로 영국에서, 한 달 뒤 유럽연합(EU)에서 긴급 사용이 승인됐고, 이후 수백만명이 접종을 마치면서 코로나19와의 싸움에 있어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 백신 데이터 투명성 부족해 신뢰 약화 초래
그러나 한편으로 AZ는 백신 승인 및 생산 과정에서 잇따른 실수를 노출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가장 먼저 과학적 결과와 관련한 소통 문제가 제기됐다.
AZ는 지난해 11월 영국과 브라질에서 진행된 임상 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AZ는 백신의 평균 면역 효과가 70.4%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백신 1회분의 절반을 우선 투약하고 한 달 뒤 1회분을 온전히 투약한 참가자들은 예방 효과가 90%였고, 두 차례 모두 1회분 전체 용량을 투약한 이들의 예방효과는 62%였다.
연구진의 실수로 일부 임상 시험 자원자들이 백신을 1회분의 절반만 맞은 '실수' 덕분에 이같은 결과가 나왔지만, AZ는 당초 발표 때 이에 관해 언급하지 않았다.
AZ는 최근 미국에서 진행한 백신의 3상 임상 시험 결과와 관련해서도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 22일 발표에서는 유증상 감염을 막는 데 79%의 효과가 있다고 했다가, 사흘 뒤인 25일에는 이를 76%로 낮췄다.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에서 시간이 지난 정보가 포함됐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뒤늦게 수정된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AZ는 2월 17일까지 시험 결과를 우선 발표했으며, 이후 데이터를 추가한 결과 효과가 76%로 집계됐다고 해명했다.
블룸버그는 특정 시점까지의 잠정 결과를 공개하는 것은 특별한 논란거리도 아니고, 실제 백신 효과의 차이 역시 크지 않지만 왜 아스트라제네카가 미국 당국과 좀 더 잘 소통하지 않았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65세 이상 고령자 접종 여부 역시 유럽에서 혼동을 불렀다.
지난 1월 독일과 프랑스는 AZ 백신 임상 시험에서 65세 이상에 대한 데이터가 부족하다며, 65세 미만에만 접종을 권고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AZ는 백신을 개발한 옥스퍼드대가 윤리적 이유로 18∼55세 연령층에서 안전성과 관련한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하기 전에는 노령층에 대한 임상시험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65세 이상에서 백신 효과가 떨어진다는 주장은 데이터 전체의 정확성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독일과 프랑스 등도 이달 들어 65세 이상에 대해서도 AZ 백신을 접종하기로 방침을 변경했다. ◇ 백신 생산량 지나친 낙관…공급 부족 문제 불거져
AZ 백신을 둘러싼 혼란은 이후 공급 문제로 이어졌다.
백신은 생산 자체가 쉽지 않은데다, 동일한 형태의 공장에서도 생산성이 달라질 수 있다.
백신 생산 경험이 부족한 아스트라제네카는 이를 간과한 채 코로나19 백신 공급에 지나친 낙관을 했고, 이는 실제 생산물량 부족으로 이어졌다.
유럽연합(EU)은 AZ 백신 4억 도스를 선주문했지만, 올해 상반기 1억 도스를 공급받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EU는 AZ가 영국으로의 백신 공급을 우선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이후 백신 수출을 둘러싼 영국과 EU 간 갈등이 점화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AZ가 이탈리아 수도 로마 인근 시설에 2천900만 도스의 백신을 비축해놓고 있는 것이 발견되면서 EU와 아스트라제네카가 설전을 벌였다.
EU는 AZ가 영국을 비롯한 역외 국가로 백신을 무단 반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의심했지만, AZ는 국제백신공급기구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에 공급되는 것 외에 EU 역외로 운송되는 물량은 없다고 해명했다.
파스칼 소리오 AZ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우리 팀이 계속 배워나가면서 생산량이 증대되고 있다"면서도 "백신 제조는 매우 복잡한 생물학적 처리 과정"이라고 해명했다.
CNN 비즈니스는 혈전을 둘러싼 논란 등은 AZ 측에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에서의 시험 데이터에 대한 잘못된 설명 등이 회사의 평판을 훼손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와 관련해 "(회사 측) 잘못에 의한 실수가 매우 좋은 백신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