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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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에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주택거래량이 감소하고 주택가격전망지수도 하락하고 있다. 집값 움직임을 좌우하는 전셋값도 진정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가 집값 하락의 전조인지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2월은 영업일수가 다른 달에 비해 짧은데다 설 연휴가 있었고, 2·4대책이 발표됐기 때문이다. 거래량 지표는 올해들어 감소하는 추세를 나타냈지만, 지난해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인 점도 전망이 갈리는 이유다.

2월 주택 매매거래량 감소추세…전세거래량은 증가

2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월 주택 매매 거래량은 8만7021건으로 전달(9679건)에 비해 4.0% 줄었다. 지난해 같은 달 거래량(11만5264건) 보다는 24.5% 감소했다. 다만 최근 5년 월평균(7만277건) 보다는 23.9% 늘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거래량이 4만7433건으로 전달 대비 0.6% 늘었으나 1년 전에 비해선 28.6% 줄었다. 서울은 1만2707건으로 지난 1월(1만2275건) 보다는 3.5% 증가한 반면, 1년 전(1만6661건)보다 23.7% 감소했다. 지방은 3만9588건으로 전달보다 9.1%, 작년 동월보다 18.9% 각각 감소했다.
자료=국토교통부
자료=국토교통부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6만57건으로 전월보다 6.7% 줄었고 전년 동월보다는 31.5% 감소했다. 다세대·연립 등 아파트 외 주택은 2만6964건이었다. 전월보다 2.5% 증가했지만, 1년 정보다는 2.4% 줄었다.

지난해 임대차법 이후 거래가 주춤했던 전월세 거래량은 회복되고 있다. 2월 전월세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총 19만9157건으로 조사됐다. 지난 1월(17만9537건) 보다 10.9% 증가했다. 작년 동월(22만4177건) 대비 11.2% 줄었다.

수도권 거래량(13만762건)은 전달 대비 12.1% 늘었고 작년 동월 대비론 12.5% 감소했다. 지방(6만8395건)은 전월 대비 8.8% 증가했고 1년 전에 비해선 8.4% 줄었다.

전세 거래량은 11만4730건으로 전달보다 8.3% 늘었지만, 1년 전보다는 14.2% 줄었다. 월세 거래량은 8만4427건으로 지난 1월보다 14.7% 증가한 반면, 전년 동월보다는 6.7% 줄었다.

강남 전셋값 하락전환…집값 드디어 떨어지나?

집값의 지표라고 할 수 있다는 전셋값은 주춤하더니 강남에서 하락으로 돌아섰다. 한국부동산원(옛 한국감정원)은 3월 넷째 주(22일 기준) 서울의 주간 아파트 전셋값이 0.04% 올라 지난주(0.05%)보다 상승 폭을 줄였다고 발표했다.

강남구는 0.01% 하락해 작년 5월 둘째 주(-0.01%) 이후 45주 만에 하락으로 전환했다. 송파구 역시 0.01% 내림세로 50주 만에 떨어지게 됐다. 강동구(0.00%)는 보합을, 서초구(0.02%)는 소폭 상승세를 나타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전셋값이 단기간 급등한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세 매물이 쌓이고 있다"며 "자금 사정이 급한 집주인들이 가격을 낮추면서 전셋값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주택 거래량 줄고 전셋값도 주춤…집값 하락 시그널일까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결혼이나 이사 같이 뚜렷한 수요가 없다보니 전월세나 매매시장에서의 관망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이러한 시장 분위기가 집값 하락으로 이어지기에는 공급 또한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입주 아파트를 비롯해 바로 나올 공급이 마땅히 없다보니 집값의 큰 하락은 어려워 보인다"고 예상했다.

한편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소비자동향조사(3월9∼16일) 결과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지수(124)는 한 달 해 5포인트 내렸다. 작년 말까지 최고치 경신을 이어갔던 지수다. 그러나 올해들어 3개월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