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인적분할을 통한 지배구조 개편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린 주요 배경이다. 지배구조 개편 시 신설될 중간 지주회사의 가치가 높아지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신중론을 제기하는 전문가도 있다.

SK텔레콤, 지배구조 개편 가시화…8%대 급등
SK텔레콤은 26일 8.09% 오른 27만4000원에 장을 마쳤다. 52주 신고가다. 이 종목 주가는 코로나19 사태 뒤 시장 평균에 못 미치는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하반기 초부터 전날(25일)까지 코스피지수가 42.69% 올랐지만 SK텔레콤은 같은 기간 20.14% 상승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이날 급등으로 그동안의 부진을 어느 정도 만회했다.

SK텔레콤 주가가 급등한 것은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전날 열린 주주총회에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금 주가 수준이 우리 전체 사업 자산군(포트폴리오)의 가치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며 “구체화되는 대로 (준비 중인 대책의 자세한 내용을)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시장은 SK텔레콤이 인적분할 방식으로 회사를 나눌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 내용대로라면 SK텔레콤은 통신사업부와 SK텔레콤홀딩스로 분리될 전망이다. SK텔레콤홀딩스는 11번가를 비롯해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OTT) 웨이브, 티맵모빌리티, 원스토어 등 신사업을 대거 거느리게 된다.

인적분할 방식이기 때문에 회사 분할 과정에서 기존 SK텔레콤 주주도 SK텔레콤홀딩스 지분을 받을 수 있다. NH투자증권은 이 같은 전망을 반영해 이날 SK텔레콤의 목표주가를 33만원에서 34만원으로 올렸다.

신중론도 있다. SK그룹이 분할비율을 산정할 때 SK텔레콤홀딩스의 가치를 인위적으로 누르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신중론의 근거다. 지주사인 SK가 지분 교환을 통해 SK텔레콤홀딩스 지분을 가져갈 것으로 보이는데, 이때 SK텔레콤홀딩스의 가치가 너무 높은 상태면 가져갈 수 있는 지분에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