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곳은 국제통화기금(IMF)뿐만이 아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내외 투자은행(IB)도 줄줄이 앞다퉈 상향 조정에 나섰다. 한국은행도 5월께 종전 성장률 전망치 3.0%를 3%대 중반까지 높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수출·투자 증가 빠르다"…한국은행, 성장률 높일 채비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24일 ‘주요 현안에 대한 한은 총재 문답’을 통해 “올 성장률이 종전 전망치를 웃돌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수출·설비투자 증가세가 당초 예상보다 높아질 것”이라며 “추가경정예산이 집행되면 올해 성장률을 추가로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이 공식적으로 성장률 전망치를 높이는 시점은 5월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때 경제전망보고서를 내놓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한은이 3.3~3.4% 수준을 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포인트는 수출과 설비투자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맞춰 수출과 설비투자 증가율이 상향 조정될 공산이 크다. 한은은 지난 2월 상품수출 증가율을 7.1%, 설비투자 증가율은 5.3%로 제시했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비교적 낮은 2%로 내다봤다.

IMF는 지난 1월 전망치 3.1%를 26일 3.6%로 높였다고 밝혔다. IMF는 보고서 초안에 0.3%포인트 높인 3.4%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달 초 정부가 편성한 1차 추가경정예산안 내용을 반영해 3.6%까지 높였다. IMF는 실물경제 회복 속도를 높이기 위해 한국 정부가 재정을 피해계층에 집중하는 내용의 선별지원(targeted transfer)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여기에 고령화에 대비해 국가채무를 관리할 재정준칙 도입 필요성도 언급했다.

OECD는 지난 9일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3%로 내놨다. 작년 12월 전망치(2.8%)보다 0.5%포인트 올려 잡았다.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수출이 개선된다고 봤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 JP모간을 비롯한 글로벌 투자은행(IB) 7개사의 성장률 전망치 평균이 최근 3.4%에서 3.9%로 올라간 것도 맥을 같이한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