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피겨 네 번째로 세계선수권 톱10 진입…베이징 올림픽 선발전 향해 다시 전진
이해인 "부족함 확인…더 열심히 보완할 것"

피겨 이해인, 코로나·성장통 이겨내고 톱10…한국 최연소 기록
2005년 4월 16일생인 이해인(세화여고)은 2021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 출전한 37명의 선수 중 가장 어리다.

그는 이번 대회 전까지 ISU 시니어 무대를 밟아본 적이 없다.

어린 나이의 이해인은 올림픽 쿼터가 걸린 중요한 무대이자 자신의 ISU 시니어 데뷔 무대에서 10위의 성적을 기록하며 올림픽 쿼터 2장 획득을 이끌었다.

이해인은 27일 스웨덴 스톡홀름 에릭슨 글로브에서 열린 2021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우수한 연기를 펼치며 최종 총점 193.44점으로 '톱10'에 진입했다.

한국 선수가 세계선수권 톱10에 든 건 김연아(2007, 2008, 2009, 2010, 2011, 2013), 박소연(2014), 최다빈(2017)에 이어 4번째다.

이해인은 한국 여자 피겨 트로이카로 꼽히는 유영, 김예림(수리고), 임은수(신현고)보다 먼저 대기록 작성에 성공했다.

아울러 한국 피겨 최연소 세계선수권 톱10 진입이라는 새로운 기록도 세웠다.

이해인은 한국 피겨의 대표 유망주다.

그는 주니어 데뷔 시즌인 2018년 국내대회인 주니어 그랑프리 파견 선발전에서 유영에 이어 2위를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키며 등장했다.

그는 3개월 뒤 주니어그랑프리 데뷔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선수 최연소 주니어그랑프리 입상 기록도 갈아치웠다.

2019년엔 ISU 주니어그랑프리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는데, 이는 김연아 이후 두 번째 기록이었다.

이해인은 차분하게 한국 피겨의 역사를 새로 썼다.

세 바퀴 반을 뛰는 트리플 악셀 등 고난도 점프 기술을 장착하진 못했지만, 어린 나이답지 않게 흔들리지 않는 '강심장'을 뽐내며 국제 대회를 휩쓸었다.

슬럼프도 있었다.

그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국내외 대회가 모두 중단되면서 혼란을 겪었다.

훈련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장점인 체력이 떨어졌다.

키가 자라면서 겪는 밸런스 문제도 그를 괴롭혔다.

이해인은 지난달에 열린 세계선수권 파견선수 선발전에서 김예림, 윤아선(광동중)에 이어 3위에 그치기도 했다.

세계선수권대회 티켓은 1~2위에게 주지만, 윤아선이 나이 제한에 걸려 이해인이 '대타'로 세계선수권 무대에 설 수 있게 됐다.

이해인은 힘든 환경 속에 출전한 첫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마음껏 기량을 뽐내며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이제 이해인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출전권 획득을 위해 다시 뛴다.

한국은 이해인과 김예림이 가져온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출전권 2장의 주인공을 국내 선발전을 통해 결정한다.

이해인도 다시 원점에서 국내 선발전을 치른다.

이해인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겨냥해 트리플 악셀을 훈련 중이지만, 올해까지는 실전 무대에서 활용하지 않을 생각이다.

특유의 차분한 연기와 안정적인 기술로 다시 한번 도전에 나선다.

대회를 마친 이해인은 소속사인 올댓스포츠를 통해 "첫 시니어 대회라 긴장이 됐지만, 훌륭한 선수들과 함께 경쟁할 수 있어서 뜻깊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0위 안에 들어서 기쁘다"며 "프리스케이팅에서 실수가 있었지만, 낙담하지 않겠다.

부족함을 확인한 만큼, 더 열심히 보완하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