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외교관' 신춘호…세계인 울린 '신라면'·국민스낵 '새우깡' 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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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창업주 신춘호, 27일 숙환으로 별세 [종합]
1965년 농심 창업 후 56년간 경영
신라면 100여개국 수출 이뤄낸 '식품 외교관'
장남 신동원 부회장 후계 확정
1965년 농심 창업 후 56년간 경영
신라면 100여개국 수출 이뤄낸 '식품 외교관'
장남 신동원 부회장 후계 확정
!['라면왕'으로 불리던 신 회장이 27일 향년 92세로 별세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g.hankyung.com/photo/202103/ZA.25863618.1.jpg)
"농심 브랜드를 그대로 해외에 가져간다. 한국의 맛을 온전히 세계에 전하는 것이다"이는 27일 별세한 농심 창업주 율촌(栗村) 신춘호 회장이 창업 6년 만인 1971년 라면을 처음 수출하면서 한 말이다.
신 회장은 자본금 500만원으로 농심을 창업해 매출 2조6000억원의 K푸드를 대표하는 회사로 키워냈다. "한국인에게 사랑받는 라면은 우리 손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농심을 세운 신 회장은 '신라면', '짜파게티'를 비롯해 '새우깡' 등 국민의 사랑을 받는 제품을 탄생시켰다.
"한국인 사랑 라면, 우리 손으로"…라면 매출 2조 이끈 '식품 외교관'
!['라면왕'으로 불리던 농심 창업주 율촌(栗村) 신춘호 회장이 27일 별세했다. 사진=한경 DB](https://img.hankyung.com/photo/202103/01.25863189.1.jpg)
창업 초기 신 회장은 "스스로 서야 멀리 갈 수 있다"며 "한국인에게 사랑받는 라면은 우리 손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56년간 농심을 이끌며 신라면, 짜파게티, 새우깡 등 오랜 시간 국민의 사랑을 받은 스테디셀러 제품이 그의 손에서 나왔다.
1965년 회사 설립 초기부터 연구개발 부서를 따로 둬 기술개발과 품질경영에 초점을 맞췄다. 스스로를 '라면쟁이', '스낵쟁이'라 부르며 직원들에게도 장인정신을 주문하곤 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농심의 라면 매출은 전년보다 16.3% 증가한 2조868억원에 달했다. 사진=농심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2103/01.24309884.1.jpg)
신 회장은 1971년 우리나라 최초의 스낵인 '새우깡'을 개발했다. 새우깡은 개발 과정에서 4.5t 트럭 80여대 물량의 밀가루가 들어갈 정도로 연구한 끝에 나온 제품이다. 새우깡을 시작으로 '감자깡'(1972년), '양파깡'·'고구마깡'(1973년) 등이 연달아 히트를 쳤다.
신라면·짜파게티·새우깡…간판 스타 직접 작명
![사진=뉴스1](https://img.hankyung.com/photo/202103/ZN.25863773.1.jpg)
신 회장은 제품의 핵심 특징을 이름에 담아냈다. '신(辛)라면’은 ‘매운 라면’이라는 제품 콘셉트를 간결하게 표현한 데서 따왔다. 당시 파격적인 이름으로 내부의 반대가 있었으나 제품 속성을 명확히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며 신라면을 밀어붙였다. 신 회장은 신라면 출시 당시 "저의 성(姓)을 이용해 라면을 팔아보자는 게 아니다"며 "매우니까 간결하게 '매울 신(辛)'으로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와 함께 짜장면과 스파게티를 조합한 '짜파게티', 유기그릇으로 유명한 지역명에 제사상에 오르는 ‘탕‘을 합성한 '안성탕면' 등이 신 회장이 직접 지은 이름이다.
![농심에 따르면 와이어커터가 지난해 보도한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라면(The best instant noodles)' 기사에서 신라면 블랙이 1위에 올랐다. 사진=농심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2103/01.23092816.1.jpg)
신 회장은 고령에도 최근까지 회사 현안을 직접 챙겼다. 신 회장의 마지막 작품은 깡 시리즈인 '옥수수깡'이다. 신 회장은 “원재료를 강조한 새우깡이나, 감자깡, 고구마깡 등이 있고, 이 제품도 다르지 않으니 옥수수깡이 좋겠다”고 이름을 지었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옥수수깡은 출시 40일 만에 200만봉이 판매되며 인기를 끌었다.
농심, '신동원 시대' 개막…경영권 다툼 없다
![고(故) 신춘호 농심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병원 장례식장을 지키고 있는 신동원 농심 부회장.사진=뉴스1](https://img.hankyung.com/photo/202103/ZN.25864366.1.jpg)
신 회장은 1992년까지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으나 농심이 그룹 체제로 전환하면서 그룹 회장직을 맡았고, 최근 경영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신 회장의 별세 이틀 전인 지난 25일 열린 농심 주총에서 신동원 부회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신동원 부회장은 2000년부터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고 있고, 농심의 최대주주인 농심홀딩스의 최대주주(지분 42.92%)다. 농심은 신 회장의 세 아들인 신동원 부회장과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을 중심으로 승계 작업을 해왔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낙양 여사와 장녀인 신현주 농심기획 부회장, 세 아들 신동원 부회장과 신동윤 부회장, 신동익 부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부인인 차녀 신윤경씨가 있다.
장례식장은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 발인은 오는 30일 오전 5시다. 장지는 경남 밀양 선영이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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