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중요한지 뒤늦게 깨닫고 있다"
박성훈은 27일 자신의 SNS에 "먼저 이번 사태에 대해 많은 분들께서 따끔하게 꾸짖어주시고 우려해 주시는 글들을 빠짐없이 읽어보며 '조선구마사'의 출연 배우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자필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어 "작품으로 실존 인물을 다룸에 있어 부담감과 조심스러운 마음을 가져왔음에도 불구하고 창작과 왜곡의 경계에 대해 올바르게 판단하지 못했다. 그저 배우로서의 소임은 연기에 진심으로 다가서 주어진 캐릭터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는 어리석고 모자란 생각이 있었다"고 말했다.
나아가 "이런 상황이 돼서야 저의 어리석음을 깨달은 것에 대해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다. 이로 인해 받는 질타는 달게 받겠다. 사안의 심각성과 배우에게도 역사적 인식과 사회적 책임이 얼마나 중요한지 뒤늦게 깨닫고 있다"고 사과했다.
마지막으로 박성훈은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되어 속상하고 송구스러운 마음이다. 이번 기회로 신중한 자세로 책임감을 가지고 연기하는 배우로 거듭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조선구마사'는 역사 왜곡 논란으로 인해 지난 23일 방송된 2회를 끝으로 종영하게 됐다.
'조선구마사'는 1회부터 역사를 왜곡하고 중국풍으로 인테리어를 사용해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태종이 환영을 보고 백성들을 학살하거나, 충녕대군이 서양인 사제와 통역사에게 반말을 듣고 병풍처럼 서 있는 모습으로 조선의 왕을 모욕하는 신을 넣어 역사 왜곡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또 기생집은 중국풍 인테리어로 꾸며놓은 뒤 술상에는 중국 전통음식 월병과 피단(삭힌 오리알), 중국 만두 등을 올려뒀다.
훗날 세종이 될 충녕대군(장동윤 분)에게 6대조인 목조(이성계 고조부)를 '기생과 놀아난 핏줄'이라는 대사가 나오기도 했다. 고려 충신이자 명장인 최영을 충신이 아니라고 비하하는 대목도 있었다.
문제는 끝이 없었다. 중화권 기반 동영상 사이트 WeTV는에는 '조선구마사'에 대해 "북한(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건국된 역사적 사실에 바탕을 둔 드라마"라고 쓰여있다. 또한 "바티칸이 불교 국가인 '고려'를 대체하기 위해 북한의 건국을 지지했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되자 제작사 측은 번역 오류라고 해명하며 플랙폼에 요청을 해 해당 문구를 수정했다고 전했다.
지난 25일 '조선구마사' 측은 한주간 결방하고 재정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반중 정서를 넘지 못하고 결국 폐지 길을 걷게 됐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