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차등의결권, 빠른 도입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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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비상 꿈꾸는 기술기업들
자본유치 성공해도 경영권 걱정
차등의결권으로 기량 발휘케 해야
배희숙 < 한국클라우드산업협동조합 이사장 >
자본유치 성공해도 경영권 걱정
차등의결권으로 기량 발휘케 해야
배희숙 < 한국클라우드산업협동조합 이사장 >
쿠팡의 미국 증시 상장을 통해 차등의결권이 다시 조명되고 있다. 김범석 의장은 미국 시민권자로, 쿠팡 본사를 미국 델라웨어주에 두고 있으며, 오래전부터 뉴욕증시 상장 의사를 밝혀왔다. 쿠팡은 적자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뉴욕증시에 상장하면서 5조원 규모의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주당 29배의 차등의결권까지 확보한 만큼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는 국내 비상장 기업의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 최근 쿠팡에 쏠린 조명이 마켓컬리로 이어지고, 여가·여행플랫폼 기반 야놀자가 해외 증시에 이중 상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혁신기업의 가치를 귀납적으로 인정해 주는 나라, 기술기업의 성장을 위해 차등의결권을 통해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게 해 주는 나라, 자본잠식에다 적자 기업이지만 경쟁력을 인정해 투자를 결정해 주는 기관투자가를 만날 수 있는 나라….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조원 이상 벤처)을 꿈꾸는 잠재력 있는 업체가 미국으로 향하는 이유다.
차등의결권은 경영진이나 최대 주주가 보유한 지분율보다 더 많은 의결권을 갖는 제도로, 경영권을 방어하는 수단으로 이용된다. 한국도 오래전 검토했지만 대기업 세습에 악용되거나 소유와 지배에 괴리가 발생할 것을 우려한다는 이유로 도입되지 못했다. 그러나 미국과 아시아 대부분, 유럽연합(EU) 각국은 20년 전부터 차등의결권을 도입해 시행 중이다. 알리바바, 에어비앤비, 바이두 등 거대 기업이 IPO에서 차등의결권 주식을 허가받았다.
한국도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를 중심으로 차등의결권 도입을 위한 공청회를 거친 상태다. 주당 10의결권을 허용하는 법안이 국회 법사위에 상정돼 계류 중이다. 국회는 더 이상 지체 없이 멍들어가는 혁신기업의 환경을 고민하고, 차등의결권을 도입해 사기를 높여 주기를 희망한다.
혁신적인 사업에는 항상 막대한 자본이 필요하다. 남다른 아이디어와 기술력이 있어도 자본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사업 실현이 어렵다. 그런데 외부 자금을 유치하면 지분율이 떨어지고, 지분율 하락은 경영권 위협으로 이어진다. 지분율 하락을 우려해 투자 유치 규모를 축소하다 보면 기업 성장이 둔화될 수밖에 없다. 많은 것을 이루고도 끝내 좌절되는 기업이 부지기수다. 차등의결권이 도입됐다면 이들의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필자가 리더로 있는 한국클라우드산업협동조합(KCBC)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차세대 산업혁명을 견인할 독자 기술을 보유한 기업의 단체다. 분야별 전문 소프트웨어(SW)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서비스 모델에 맞춤형으로 융합해 지원하는 것이 목표 중 하나다.
작은 기업이 큰 기업 이상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사례는 국내에도 적지 않다. 예컨대 경기 부천시는 지난해 국토교통부의 스마트시티 챌린지 사업을 따냈는데, 삼성 LG 같은 대기업이 아니라 스타트업 데이터얼라이언스를 내세웠다. 스마트 기술 솔루션으로 도시 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창업 2년차 기업이 전면에 나서는 것이다. 하드웨어 역량만으로 비교했다면 어려웠을 텐데, 소프트웨어 역량을 비교 기준으로 삼자 2년차 회사가 더 유능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이런 기술력을 갖춘 기업에 차등의결권은 공격적인 경영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이 돼 줄 것이다.
주변에는 대표 명함을 들고 온 에너지를 기업에 바치는 청춘이 많다. 이들이 내 나이쯤 되면 어떤 마음이 들까. 이들의 인생은 무엇으로 보상할 수 있을까. 지금으로선 눈에 보이는 듯하던 성공이 무지개처럼 다시 저만치 사라지곤 하는 과정을 겪으면서 세상에 대한 서운함을 떨쳐 내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게 사실이다.
정부는 오로지 창업 기업 수를 늘리는 데 분주하다. 창업 기업 수도 중요하지만 성장 단계에 있는 기술 혁신 기업이 기량을 발휘해 제2, 제3의 쿠팡이 미국이 아니라 한국에서 상장할 수 있도록 응원해 주길 바란다.
혁신기업의 가치를 귀납적으로 인정해 주는 나라, 기술기업의 성장을 위해 차등의결권을 통해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게 해 주는 나라, 자본잠식에다 적자 기업이지만 경쟁력을 인정해 투자를 결정해 주는 기관투자가를 만날 수 있는 나라….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조원 이상 벤처)을 꿈꾸는 잠재력 있는 업체가 미국으로 향하는 이유다.
차등의결권은 경영진이나 최대 주주가 보유한 지분율보다 더 많은 의결권을 갖는 제도로, 경영권을 방어하는 수단으로 이용된다. 한국도 오래전 검토했지만 대기업 세습에 악용되거나 소유와 지배에 괴리가 발생할 것을 우려한다는 이유로 도입되지 못했다. 그러나 미국과 아시아 대부분, 유럽연합(EU) 각국은 20년 전부터 차등의결권을 도입해 시행 중이다. 알리바바, 에어비앤비, 바이두 등 거대 기업이 IPO에서 차등의결권 주식을 허가받았다.
한국도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를 중심으로 차등의결권 도입을 위한 공청회를 거친 상태다. 주당 10의결권을 허용하는 법안이 국회 법사위에 상정돼 계류 중이다. 국회는 더 이상 지체 없이 멍들어가는 혁신기업의 환경을 고민하고, 차등의결권을 도입해 사기를 높여 주기를 희망한다.
혁신적인 사업에는 항상 막대한 자본이 필요하다. 남다른 아이디어와 기술력이 있어도 자본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사업 실현이 어렵다. 그런데 외부 자금을 유치하면 지분율이 떨어지고, 지분율 하락은 경영권 위협으로 이어진다. 지분율 하락을 우려해 투자 유치 규모를 축소하다 보면 기업 성장이 둔화될 수밖에 없다. 많은 것을 이루고도 끝내 좌절되는 기업이 부지기수다. 차등의결권이 도입됐다면 이들의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필자가 리더로 있는 한국클라우드산업협동조합(KCBC)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차세대 산업혁명을 견인할 독자 기술을 보유한 기업의 단체다. 분야별 전문 소프트웨어(SW)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서비스 모델에 맞춤형으로 융합해 지원하는 것이 목표 중 하나다.
작은 기업이 큰 기업 이상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사례는 국내에도 적지 않다. 예컨대 경기 부천시는 지난해 국토교통부의 스마트시티 챌린지 사업을 따냈는데, 삼성 LG 같은 대기업이 아니라 스타트업 데이터얼라이언스를 내세웠다. 스마트 기술 솔루션으로 도시 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창업 2년차 기업이 전면에 나서는 것이다. 하드웨어 역량만으로 비교했다면 어려웠을 텐데, 소프트웨어 역량을 비교 기준으로 삼자 2년차 회사가 더 유능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이런 기술력을 갖춘 기업에 차등의결권은 공격적인 경영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이 돼 줄 것이다.
주변에는 대표 명함을 들고 온 에너지를 기업에 바치는 청춘이 많다. 이들이 내 나이쯤 되면 어떤 마음이 들까. 이들의 인생은 무엇으로 보상할 수 있을까. 지금으로선 눈에 보이는 듯하던 성공이 무지개처럼 다시 저만치 사라지곤 하는 과정을 겪으면서 세상에 대한 서운함을 떨쳐 내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게 사실이다.
정부는 오로지 창업 기업 수를 늘리는 데 분주하다. 창업 기업 수도 중요하지만 성장 단계에 있는 기술 혁신 기업이 기량을 발휘해 제2, 제3의 쿠팡이 미국이 아니라 한국에서 상장할 수 있도록 응원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