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학교 선정에 57곳 지원…대부분 업체 타산 안 맞는 소규모 학교
시골 작은 학교 앨범 만들기 프로젝트에 애틋한 사연 줄이어
강원 시골의 작은 학교들은 졸업 시즌이면 고민이 깊어진다.

졸업생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어 앨범 제작 업체에서는 타산이 맞지 않는다며 방문하지 않고, 만약 앨범을 제작하더라도 학생 1명당 부담해야 할 비용이 몹시 크기 때문이다.

학교 카메라는 낡았고 스마트폰으로 찍어주기엔 아이들의 추억이 너무 값졌다.

강원도교육청은 시골 소규모 학교의 이 같은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자 '작은 앨프' 사업을 시작했다.

작은 앨프는 작은 학교 앨범 제작 프로젝트의 줄임말로 졸업생이 적어 앨범 제작 업체를 찾기 어려운 학교를 돕는 사업이다.

단순 '졸업 앨범'을 넘어 해당 학교 전교생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학교 앨범'으로 만들 예정이다.

도교육청은 전교생 60명 이하 작은 학교를 대상으로 지난 19일까지 신청받았고 총 57곳이 지원서를 보냈다.

지원서마다 애틋한 사연이 가득 담겼다.

결국 심사위원들은 예정보다 하나 많은 4곳을 선발했다.

시골 작은 학교 앨범 만들기 프로젝트에 애틋한 사연 줄이어
고성 도학초등학교와 대진고등학교, 평창 용전중학교, 양양 상평초등학교 오색분교장이 앨범 제작을 지원받게 됐다.

전교생이 42명인 도학초는 방과 후 강사도 섭외하기 힘들 만큼 산속에 있다.

지난해 봄 고성산불이 학교 바로 앞까지 번져 입학식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었고, 여름에는 장맛비에 학교 앞 개울이 넘쳐 학생들이 조기 하교하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매년 졸업생이 10명 남짓한 용전중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이 많아 매년 학교의 적은 예산으로 졸업 앨범을 제작했다.

이마저도 인근 큰 학교에 업체 관계자가 오면 곁다리로 촬영하기 일쑤라 앨범 수준은 형편없었다.

전교생이 3명뿐인 오색분교는 올해 6학년 2명이 졸업하게 되면 폐교가 될 처지에 놓이게 된다.

대진고 3학년 이새은 양은 "교실에 있는 9명 중 절반이 15년 이상 만난 인생 친구인데 함께 지낸 시간이 이제 곧 끝난다고 생각하니 너무 슬퍼져서 추억을 더 많이 쌓기 위해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많은 학교가 저마다의 사연을 보냈다.

심사위원들은 이를 추려 4곳을 정하는 데 애를 먹었다.

애틋한 사정에 더 많은 학교를 돕고 싶었지만 예산과 인력의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도교육청은 선정된 학교로 직접 찾아가 4월부터 12월까지 학교 주요 행사, 학생과 교직원 등을 촬영해 학교 앨범을 제작한다.

한왕규 공보담당관은 "학교의 어려움을 직접 도와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프로젝트라 생각한다"며 "학생과 교직원에게 좋은 추억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