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19일 미국 알래스카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은 이견과 충돌 속에서 공동 성명도 발표하지 못한 채 종료됐다. AFP연합뉴스
지난 18~19일 미국 알래스카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은 이견과 충돌 속에서 공동 성명도 발표하지 못한 채 종료됐다. AFP연합뉴스
중국 경제가 급부상하면서 조만간 규모 면에서 세계 1위 미국을 제칠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미국계 투자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그 시점을 6~7년 후인 2027~2028년으로 봤습니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결국 미국을 앞지를 것이란 점에 이견을 보이는 전문가는 한 명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 코로나 사태가 미·중 격차를 좁혔습니다. 중국은 작년 2.3% 성장한 데 반해 미국은 -3.5%로 뒷걸음질 쳤기 때입니다.

하지만 ‘부(富)의 척도’인 1인당 GDP 측면에선 다릅니다. 중국이 최소 50년간 미국을 앞설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습니다.

영국계 이코노미스트그룹 산하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니트(EIU)의 사이먼 뱁티스트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8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50년 또는 그 이후까지도 미국은 중국보다 잘 사는 나라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미국의 1인당 GDP는 6만3051.40달러(작년 기준)로, 중국(1만582.10달러) 대비 약 6배 많습니다.

뱁티스트의 이같은 언급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취임 65일째였던 지난 25일 백악관 첫 기자회견에서 내놨던 발언과 일맥상통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부강한 국가가 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지만 내 눈앞에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호언했습니다. ‘내 눈앞에서’(on my watch)라는 표현을 썼는데, 자신의 임기(단임시 4년, 재임시 8년) 또는 자신이 살아있는 동안이란 의미인 것 같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78세입니다.
점점 더 벌어지는 미국과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 격차. CNBC 제공
점점 더 벌어지는 미국과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 격차. CNBC 제공
지난주엔 미 국채 금리의 등락 폭이 작아지면서 뉴욕증시 변동성도 줄었습니다. 이번주엔 어떻게 될까요. 아래는 미국 주식 투자자들이 참고할 만한 이번주 일정 및 이벤트입니다.

- 바이든 대통령, 3~4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법안 공개(31일)
- 연기금 등 주요 기관들의 국채 매입 강도 주시(특히 31일 움직임)
- 유럽 코로나 확산 추이 및 유로존 3월 물가지수(속보치·31일)
- 미 고용지표 호전 상황(31일 ADP 보고서 및 4월 2일 실업률 등)
- 마이크론·룰루레몬·츄이 등 실적 발표 기업들의 주가 동향


아래는 매주 월요일 아침 국제부 정인설 기자와 함께 진행하는 유튜브 한국경제신문 채널 방송 내용입니다. 오전 8시 20분부터 생방송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한 주간 뉴욕증시가 어땠는지, 또 마지막 날 어떻게 마감했는지 설명해 주시죠.

지난주 금요일인 26일 다우와 S&P 500, 나스닥 등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모두 1% 넘게 상승했습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가 4.8% 하락한 18.86을 기록하는 등 시장은 전반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한주간으로 보면, 등락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다우와 S&P 500은 마지막 날의 강세장에 힘입어 1% 이상 상승한 채 마감했습니다. 하지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한주동안 0.6% 하락했습니다.
지난주 미국 다우 지수는 리플레이션 움직임 속에서 1%가량 상승한 채 마감했다.
지난주 미국 다우 지수는 리플레이션 움직임 속에서 1%가량 상승한 채 마감했다.
지난주엔 호재가 적지 않았습니다. 우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100일(4월29일) 이내 코로나 백신 2억회 접종을 달성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종전 목표를 취임 58일 만에 달성한 뒤, 백신 확대 목표치를 두 배 상향 조정한 겁니다. 현재 미국의 인구(약 3억3000만 명) 대비 접종률은 28%입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전체 인구 대비 70% 접종 예상 시점이 6월 중순인데, 지금 속도라면 5월 내 완료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럼 거대 경제 중에선 처음으로 5~6월 중 집단 면역을 달성할 것이란 기대가 나옵니다.
미시간대가 발표한 3월 소비자태도지수 최종치는 84.9(예비치 83.0 상회)로, 전달 76.8에서 상승했습니다. 지난 1년간 숫자 중 가장 높습니다.

미 중앙은행(Fed)은 6월 말 이후 은행의 배당 및 자사주 매입 규제를 풀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금융주엔 호재로 작용했습니다. 1조9000억달러의 부양책 기대와 온화해진 날씨도 경기 회복 기대를 높였습니다.

다만 지난주 마지막 날 190억달러 규모의 블록딜(대량매매)이 발생했는데, 대상 기업은 바이두 텐센트뮤직 VIP숍 등이었습니다. 이런 대규모 매매가 장중 진행됐던 것도 이례적이었습니다.

▶크게 보면 경기 순환주가 오르고 기술주가 떨어지는 양상이 두드러지는 것 같은데요.

그렇습니다. 지난주 금요일만 놓고 봐도 전체적으로 지수가 상승했는데도 빅테크를 포함한 기술주는 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이날 연 1.67%로, 전날(연 1.63%) 대비 0.04%포인트 뛰었던 게 가장 큰 배경으로 꼽힙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전날 ‘경제가 거의 완전히 회복될 때’라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언젠가 지원 조치가 철회될 것”이란 견해를 표명한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입니다.

전체적으로 리플레이션(reflation)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리플레이션은 물가가 오르지만 심각한 수준엔 이르는 않을 정도의 통화 팽창 국면을 뜻합니다. 경기 순환주에 해당하는 필수소비재와 에너지, 금융 등의 부문이 수혜를 입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경기 회복 초기에 나타나는 리플레이션 트레이드가 미국 뉴욕증시에서 연출되고 있다. 월스리트저널 캡처
일반적으로 경기 회복 초기에 나타나는 리플레이션 트레이드가 미국 뉴욕증시에서 연출되고 있다. 월스리트저널 캡처
반면 작년에 꾸준히 상승한데다 저금리 혜택을 가장 많이 봤던 기술주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월가에선 이번주 증시 흐름을 어떻게 예상하고 있나요.

올해 1분기의 마지막 주이기 때문에 약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인 우선 나옵니다. 연기금과 대규모 투자자들이 분기 말엔 포트폴리오 재조정에 나서는데, 채권을 사고 주식을 팔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다만 장기 국채 금리는 소폭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올들어 급등세를 탔던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최근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올들어 급등세를 탔던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최근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투자자문사인 비클리의 피터 부크바 수석 투자 전략가는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연 1.60~1.70% 사이에서 등락하면서 이 정도에서 지지대를 삼으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번주엔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이 미 국채 매입에 대거 나설 것이란 관측이 많습니다. 미 국채를 가장 많이 들고 있는 일본 연기금은 1분기 마지막 날인 31일 적극적인 매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기술주 움직임엔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국채 시장에 대한 증시의 관심이 종전보다 덜한 게 사실입니다. 벤치마크로 쓰이는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안정세를 비교적 보여온데다 증시도 내성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주 금요일 발생했던 대규모 블록딜이 다시 한 번 나타날 지도 지켜봐야 할 부분입니다.

▶미국의 경제 회복 조짐이 두드러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증시 관심도 점차 커지겠죠.

증시의 관심이 점차 경제 재개와 회복세로 이동할 것이란 게 대체적인 관측입니다.

미 경제의 회복 속도는 당초 예상보다 훨씬 빠릅니다. Fed는 올해 미 성장률을 6.5%로 전망했는데, 작년 12월의 예상치(4.2%) 대비 2.3%포인트 높인 겁니다. 민간 투자은행들은 올해 성장률 전망을 7~8%로 더 높게 잡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은 31일(수) 3~4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법안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대규모 인프라 및 교육 투자 자금이 구체적으로 어디로 향할지 내용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유럽의 코로나 확진자 증가세도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는 만큼 지켜봐야 합니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은 이동 제한 조치를 취했거나 취할 예정입니다. 부활절(다음달 4일) 연휴가 코로나 확산을 부추길 것이란 우려도 나옵니다.

미국에선 백신 보급 속도가 빠른 만큼 한숨 돌리고 있지만 신규 감염자의 감소 속도가 최근 들어 주춤한 상태입니다.

유럽 상황을 한 가지 더 지켜봐야 하는데요, 이번주(31일)에 유로존의 3월 소비자 물가지수가 나옵니다. 작년 팬데믹 충격의 기저 효과로 상승 폭이 커질 수 있습니다. 그 폭이 예상보다 크면 기술주를 중심으로 증시가 다시 불안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번주 발표되는 경제 지표 중 핵심을 꼽는다면.

고용 지표입니다. 미국 경제의 회복 강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번주 발표되는 구체적인 지표로는 ADP 민간고용 보고서(31일), 신규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4월 1일), 3월 실업률 및 비농업 신규고용(2일) 등입니다.
미국의 지난달 실업률은 6.2%까지 낮아졌다. 작년 4월(14.8%)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 수치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미국의 지난달 실업률은 6.2%까지 낮아졌다. 작년 4월(14.8%)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 수치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이 중 가장 중요한 실업률은 6.0%로, 전달(6.2%) 대비 0.2%포인트 낮아졌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추산입니다. 또 비농업 신규고용 건수는 3월에만 63만 개 추가됐을 것으로 다우존스는 예상했습니다.
고용 지표가 양호하게 나오면 경기 순환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리플레이션 트레이드를 또 자극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하는 3월 소비자신뢰지수와 공급관리협회(ISM)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2월보다 개선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래는 주요 경제 지표의 공개 일정입니다.

- 29일(월) 댈러스 연은 제조업지수(3월)
- 30일(화) 콘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3월)
- 31일(수) ADP 민간 고용보고서(3월) / 시카고 PMI(3월) / 잠정주택판매(2월)
- 4월1일(목) 신규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 / IHS마킷 및 ISM의 제조업 PMI(최종치·3월) / 자동차 판매량(3월)
- 2일(금) 실업률(3월) / 비농업 신규고용(3월)


▶지난주까지는 제롬 파월 Fed 의장의 발언이 증시에 큰 영향을 끼쳤는데.

지난 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브리핑을 시작으로 파월 의장이 잇따라 공개 행보를 보였습니다. 그의 발언에 따라 증시가 출렁였습니다. Fed 내 주요 인사들의 경기 진단 역시 줄을 이었습니다.

이번주에는 파월 의장의 예정된 연설이 없습니다. 대신 랜들 퀄스 부의장과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 등의 강연이 잡혀 있습니다. 이들이 기존 Fed 입장에서 긴축 쪽으로 선회하는 발언을 내놓는다면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아래는 이번주에 예정된 Fed 인사들의 강연 일정입니다.

- 29일(월) 크리스토퍼 월러 Fed 이사
- 30일(화) 랜들 퀄스 Fed 부의장 /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 31일(수)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 4월1일(목)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이번주 실적을 발표하는 기업 중 주목할 만한 기업을 꼽는다면.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과 실내 운동복 업체 룰루레몬, 애완용품 업체 츄이 등을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업 실적만 놓고 보면 미국 시간으로 화요일과 수요일이 중요합니다.
4월 2일은 ‘굿 프라이데이’(부활절 전 금요일) 휴일이어서 뉴욕증시가 휴장합니다. 채권 시장은 오전에만 열립니다.

아래는 이번주에 주목할 만한 기업들의 실적 발표 일정입니다.

- 30일(화) 룰루레몬 츄이 팩트셋 블랙베리 매코믹 바이오앤텍
- 31일(수) 마이크론 게스
- 4월1일(목) 카맥스
- 2일(금) 증시 휴장(채권 시장은 오전만 개장)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