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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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29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을 전격 경질했다. 임대차 3법 시행 직전 본인 소유의 아파트 전세 보증금을 대폭 올렸다는 보도가 나온지 하루만이다. 부동산 문제가 더 이상 불거져서는 안된다는 절박함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언론브리핑애서 "문 대통령은 오늘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에 이호승 현 경제수석비서관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이 신임 실장은 현정부 일자리기획비서관, 기획재정부 1차관 등을 지내 현재 경제수석으로 재임 중이다.

유 실장은 "재난지원금, 한국판 뉴딜, 부동산 정책 등 경제 정책 전반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있다"며 "치밀한 기획력과 꼼꼼한 일 처리로 신망이 높으며 경제 등 정책 전반에 대한 탁월한 전문성과 균형 감각을 보유하고 있어 집권 후반기 경제 활력을 회복하고, 포용국가 실현 등 국정과제를 성공적으로 완수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전세보증금 논란 속에 물러나는 김 실장은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이 엄중한 시점에 국민들께 크나큰 실망을 드리게 된 점 죄송하기 그지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청와대 정책실을 재정비해 2·4 대책 등 부동산 정책을 차질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빨리 자리를 물러나는 것이 대통령을 모신 비서로서 해야 할 마지막 역할이라고 생각했다"며 "이 신임 정책실장이 탁월한 능력과 훌륭한 인품을 가진 분이라서 제가 다하지 못한 일을 잘 마무리함으로써 대한민국의 포용적 회복과 도약을 위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 신임 정책실장은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조기에 일상을 회복하는 것 △기술과 국제질서의 변화 속에 선도국가로 도약하는 것 △그 과정에서 불평등을 완화하고 사회안전망과 사람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는 것 등 세가지 정책과제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신임 정책실장은은 "과거에도 많은 문제들이 있었지만 산업화와 민주화를 차근차근 이루어냈고, 오늘의 세계 10위권 중견국가, 주요7개국(G7)에 육박하는 소득 수준, 문화의 힘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는 매력있는 나라를 만들었다"며 "앞으로 우리 국민들께서 가진 능력과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면서 자신감 있게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 뒷받침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자관보에 공개된 ‘2021년 고위 공직자 재산 신고 현황’에 따르면 김 실장의 서울 청담동 한신오페라하우스2차 아파트 임대보증금은 8억5000만원에서 9억7000만원으로 1억2000만원(14.1%) 올랐다. 전·월세 상한제에서 정한 상한폭 5%를 크게 웃돈다. 해당 전세의 계약일은 지난해 7월 29일이다.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를 담고 있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을 이틀 앞둔 시점이다. 기존 세입자와의 갱신 계약이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부동산 상황 심각한 상황에서 국민 불신 가능성이 있어서 상황이나 사실여부나 해명의 여지나에 관계없이 본인께서 물러나는 것이 도리라고 강력하게 의사를 표명했다"며 "부동산 관련된 상황이 굉장히 엄중한 그런 상황을 감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