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완성차 업체 도요타자동차가 29일(현지시간) 호주 빅토리아주에 첫 상업용 수소전기차 충전소를 열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도요타가 호주 빅토리아주에서 설치한 수소 충전소는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로 에너지를 얻는다. 전기분해장치로 물을 분해하는 과정을 거쳐 하루 80kg의 수소를 생산한다. 이 충전소를 설치하는 데는 740만 호주달러(약 63억9000만원)이 투입됐으며 이 가운데 절반을 호주 정부가 부담했다.

도요타는 오는 4월 수소전기차 모델 미라이 20대를 호주에 투입할 예정이다. 수소전기차를 실제로 사용하는 데 불편한 점은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고, 개선점을 찾으려는 것이다. 빅토리아주 멜버른의 서측은 세계적으로 규모가 큰 수소 생산·저장·유통 지역이기도 하다.

호주에 수소전기차용 충전소가 들어서는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호주 캔버라시 수도전기상수도관리회사(ActewAGL)는 지난주 호주 수도준주(ACT)에 수소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ACT 정부는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넥쏘 20대를 보유하고 있다.

수소전기차 시장은 여전히 틈새 시장으로 남아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충전소 부족, 재판매 가치 하락, 수소 폭발 위험 등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요타는 현재까지 미국과 일본 등지에서 미라이 1만대가량을 팔았다. 도요타 관계자는 "호주에서는 연료 공급 인프라 구축이 가장 큰 도전 과제"라며 "따라서 이번 충전소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했다.

호주는 다른 국가보다 탄소배출 제로(0) 정책 추진 속도가 느리다고 로이터통신은 지적했다. 호주 정부는 아직까지 친환경차량 확대 목표치나 관련 보조금 제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 다만 호주 정부는 지난해 신차 판매 중 1% 수준이었던 전기차 비중이 2030년 26%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