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에 반격나선 e커머스…티몬 "판매 수수료 내준다"
올해 하반기 코스닥시장 상장을 준비 중인 티몬이 판매업체(셀러)로부터 받는 판매수수료를 다음달 1일부터 ‘-1%’로 책정한다고 29일 밝혔다. 티몬에 입점해 물건을 판매하면 판매금액의 1%를 플랫폼 사업자가 돌려준다는 의미다. 적자를 감수하고서라도 외형을 키워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티몬 관계자는 “마이너스 수수료 정책은 국내 e커머스(전자상거래)업계 최초”라며 “파트너와의 상생협력을 기반으로 좋은 상품을 특별한 가격으로 제공함으로써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몰의 실질 수수료율은 평균 9%다. 티몬 관계자는 “통상 3%대인 결제대행(PG) 수수료도 티몬이 부담할 것”이라며 “판매자들은 각종 수수료 혜택을 받는 만큼 상품을 파격적으로 할인 판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티몬의 파격 정책엔 조건이 달렸다. 단품 등록 판매업자만 수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단품 판매는 딱 한 종류의 상품만 판매하는 방식이다. 소비자가 사이즈와 색상 등 옵션을 선택할 수 없다.

e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셀러로선 단품 판매를 하려면 보유 중인 여러 상품을 쪼개서 판매해야 하기 때문에 오픈마켓에 상품을 등록할 때 제작비용이 몇 배 더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티몬의 마이너스 수수료 정책이 단품 판매에 따른 셀러들의 비용 상승분을 티몬이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것과 마찬가지란 지적이다.

티몬은 쿠팡과 창업 동기(2010년)다. 글로벌 사모펀드인 KKR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는 등 탄탄대로를 걸었다. 하지만 글로벌 e커머스 시장의 벤치마킹 대상이 미국 구루폰에서 물류와 정보기술(IT)을 결합한 아마존으로 급격히 전환하면서 티몬은 2015~2019년 내리 적자를 냈다. 5년간 적자 규모가 6253억원에 달했다.

티몬은 2019년 ‘타임커머스’라는 신개념 판매 방식을 도입하는 등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e커머스업계 관계자는 “티몬의 연간 거래액은 4조원 안팎으로 쿠팡(약 22조원)의 5분의 1 규모”라며 “선두 그룹에 끼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는 게 한국 e커머스업계 현실”이라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