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지율이 여론조사마다 널뛰기하고 있다. 불과 1주일 사이에 나온 여론조사에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크게는 20%포인트 이상 출렁였다.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상승세에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조사 대상과 방식, 시점 등에 따라 지지율이 큰 차이를 보인다는 분석이다.

여론조사 때마다 출렁이는 윤석열 지지율 왜?
29일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2~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254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34.4%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조사(15.5%) 때보다 18.9%포인트 대폭 상승한 수치다. 같은 기간 이재명 경기지사의 지지율은 21.4%로, 2.2%포인트 떨어졌다. 윤 전 총장과 이 지사의 지지율 격차는 13%포인트로 오차범위(±1.9%포인트)를 크게 벗어났다. 반면 전날 한국경제신문이 입소스에 의뢰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전 총장(26.8%)과 이 지사(25.6%)의 지지율 차이는 1.2%포인트로 오차범위(±3.1%포인트) 내였다.

이런 차이는 조사 방식에 영향을 받은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리얼미터는 조사 대상의 90%를 자동응답(ARS) 조사로 한다. 나머지 10%만 전화 면접을 진행한다. ARS는 기계 녹음으로 질문하기 때문에 응답자가 거짓으로 답변하더라도 가려내기가 힘들다. 반면 조사원이 직접 질문하는 전화 면접보다 솔직하게 답을 끌어내 ‘샤이층’의 민심까지 반영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리얼미터와 마찬가지로 ARS로 조사한 한국사회연구소(KSOI)의 22일 여론조사에서도 윤 전 총장은 39.1%를 기록하는 등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입소스의 여론조사는 100% 전화 면접으로 이뤄진다. 입소스, 한국갤럽 등이 회원사로 있는 한국조사협회는 ARS 조사가 과학적이지 않다고 판단하고, ARS 조사를 수행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화 면접의 응답률은 ARS 조사보다 높은 편이다. 이날 리얼미터 조사의 응답률은 6.5%였지만, 전날 입소스 조사의 응답률은 13.3%였다. 25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기관이 공동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23%였다. 이 지사는 22%로, 두 사람의 격차는 1%포인트에 불과했다.

대선 후보를 얼마나 제시하느냐도 지지율 조사에 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리얼미터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등까지 포함해 14명을 제시한다. 입소스는 12명을 후보로 내세웠다. KSOI는 10명을 제시하면서 야권 후보로는 윤 전 총장, 홍준표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유승민 전 의원을 보기에 넣었다. 한 여론조사기관 관계자는 “다른 여론조사와는 달리 보기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빠져 있다”며 “윤 전 총장에게 지지가 몰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28일 PNR리서치가 머니투데이와 미래한국연구소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57.4%나 나왔다. 이는 서울시민 80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라 전국 단위 조사와는 수치가 크게 차이 났다. 전문가들은 조사 대상과 방식 등을 확인하고 한 여론조사 업체의 여론 추이를 살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