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1~5공장 특근 없애…3분기까지 수급난 지속
현대차 ‘4월 위기설’ 현실화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다음달 5~13일 울산1공장의 문을 닫는다. 1공장은 코나, 아이오닉 5 등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이번 휴업에 따라 코나에서 6000대, 아이오닉 5에선 6500대가량의 생산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1공장 일시 셧다운은 차량용 반도체 부품 조달 차질과 PE모듈 납품업체의 설비 문제가 겹친 영향이다. 우선 코나의 전방카메라에 필요한 반도체 공급이 부족한 것으로 파악됐다. 글로벌 자동차업계는 이미 감산에 들어갔다. 폭스바겐, 포드, 도요타 등이 일제히 생산량을 줄였다. 이달부터 한 주 단위로 특근 중단을 통해 생산량을 조절하던 현대차의 경우 그동안 제기된 ‘4월 위기설’이 현실화한 것이다.
울산 2~5공장은 다음달 3일 특근을 하지 않기로 했다. 2공장은 제네시스 GV70와 GV80, 싼타페와 팰리세이드를 생산한다. 3공장은 아반떼, 4공장(1라인)은 스타렉스와 스타리아를 조립한다. 5공장은 제네시스 G90·G80·G70와 투싼, 넥쏘 등을 생산하고 있다.
앞서 기아 화성공장은 4월에도 주말 특근을 시행하지 않기로 했다. 화성공장은 쏘렌토, 니로, K8 등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2월부터 50%를 감산하고 있는 한국GM 부평2공장은 4월에도 절반만 가동하기로 했다. 전·후반조 중 전반조만 근무하는 식이다. 부평2공장은 말리부, 트랙스 등을 생산한다.
모터 설비 문제까지 겹쳐
출시 이후 사전계약이 몰린 아이오닉 5의 경우 PE모듈을 구성하는 모터를 납품하는 현대모비스 생산 설비에 문제가 생기면서 생산량을 줄이기로 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아이오닉 5의 모터를 생산하는 설비에 일부 문제가 발생하면서 당초 계획된 물량을 공급하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아이오닉 5는 국내에서 사전계약으로만 4만 대 넘게 팔린 터라 인도가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유럽에서도 사전계약 물량 3000대가 완판됐다. 현대차는 모터 납품이 정상화되는 대로 특근 등을 통해 생산량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대모비스 측은 “조속히 설비를 안정화해 부품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3분기까지 반도체 수급 어려울 듯
차량용 반도체 부족은 지난해 3분기부터 예상보다 빠르게 자동차 수요가 회복된 데다 모바일, 가전 등 반도체 전반의 수요 증가로 생산 능력이 한계에 부닥친 게 큰 원인이다. 특히 차량 전력제어용 ‘마이크로 컨트롤 유닛(MCU)’ 글로벌 공급의 70%를 점유하는 대만 TSMC에 수요가 집중되면서 공급 지연이 확산됐다.업계에서는 최소 3분기까지 수급 해소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급 차질의 핵심인 MCU는 발주부터 납품까지 26~38주가 걸린다. 알릭스파트너스 등에 따르면 1분기 글로벌 완성차 생산 차질은 최대 100만 대, 피해액은 최대 61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생산 차질이 현대차·기아 전 공장으로 확산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정부와 산업계가 공동으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일규/울산=하인식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