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되새기는 100년전 국내 최초 근대미술단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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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랑 기획전 '회(洄) - 지키고 싶은 것들'
3.1운동이 일어난 1919년에 앞서 1918년,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미술단체인 서화협회가 발족했다.
심전 안중식(1861~1919), 소림 조석진(1853~1920) 등 조선의 마지막 어진화사(御眞畵師·임금의 초상화를 그리는 화가)로 알려진 대가들을 비롯해 3.1운동 민족대표 33인 중 한 명이었던 독립운동가이자 서예가 위창 오세창(1864~1953), 우리나라 최초 서양화가인 춘곡 고희동(1886~1965) 등 13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이들은 1921년 4월 1일 중앙고등보통학교에서 첫 서화협회 전시를 열었다.
서화협회 발족 후 3.1운동 등으로 협회 활동이 중단되고 안중식, 조석진이 별세하면서 전시회 개최가 미뤄졌지만, 조선총독부가 주최한 조선미전보다 1년 먼저 작가들이 마련한 근대적 전시회다.
안평대군, 겸재 정선, 추사 김정희 등의 작품을 특별전시해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創造)한다는 법고창신(法古創新) 정신을 드러냈으며, 비회원들의 작품도 선보여 개방적인 면모도 보였다.
총 100여 점이 출품된 전시에는 사흘간 2천300명이 다녀갔다.
첫 서화협회전이 열린 지 100년이 되는 올해 4월 1일, 어두운 시기에 억눌렸던 민족의 울분과 예술혼을 표출한 서화가들을 되새기는 전시가 막을 올린다.
강남구 신사동 예화랑 '회(洄) - 지키고 싶은 것들'은 서화협회 발기인 작품들과 이들의 영향을 받은 이당 김은호, 소정 변관식, 정재 최우석, 수재 이한복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회'는 '거슬러 올라가다'라는 의미다.
1910년대 중엽 작품으로 추정되는 안중식의 '성재수간'은 소리 나는 곳을 알아보려고 귀를 기울이고 마당에 선 동자의 모습이 그림의 중심을 이룬다.
미닫이문이 닫힌 방안에는 책을 읽던 선비의 그림자가 비친다.
동자의 머리와 나뭇잎으로 바람 부는 풍경을 묘사했다.
제목은 나뭇잎 사이로 바람 소리가 들린다는 뜻이다.
전시장에는 2018년 세상을 떠난 가야금 명인 황병기가 이 작품을 보고 감명받아 작곡한 가야금협주곡 '밤의 소리'가 흐른다.
여러 작가가 합작한 병풍 작품도 눈길을 끈다.
조석진, 안중식, 김응원, 김규진, 이도영이 나눠 그린 10폭 병풍에는 대나무, 국화, 난초, 새, 선비 등 서로 다른 사물을 화폭에 옮긴 화가들의 개성이 드러난다.
조석진의 외손자이기도 한 소정 변관식의 작품은 화사한 꽃과 산수가 아름답게 어우러진 가운데 냇가를 건너는 사람들과 촌락의 모습을 무릉도원으로 표현했다.
소정과 함께 그림을 배운 김은호의 작품과 한국 최초의 만화가로 꼽히는 이도영의 산수화 등도 감상할 수 있다.
미술시장에서 한국화가 서양화에 밀려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오늘날, 젊은 세대가 몰려드는 거리 가로수길에서 한국 근대미술의 뿌리를 돌아보게 된다.
4월 24일까지.
/연합뉴스
심전 안중식(1861~1919), 소림 조석진(1853~1920) 등 조선의 마지막 어진화사(御眞畵師·임금의 초상화를 그리는 화가)로 알려진 대가들을 비롯해 3.1운동 민족대표 33인 중 한 명이었던 독립운동가이자 서예가 위창 오세창(1864~1953), 우리나라 최초 서양화가인 춘곡 고희동(1886~1965) 등 13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이들은 1921년 4월 1일 중앙고등보통학교에서 첫 서화협회 전시를 열었다.
서화협회 발족 후 3.1운동 등으로 협회 활동이 중단되고 안중식, 조석진이 별세하면서 전시회 개최가 미뤄졌지만, 조선총독부가 주최한 조선미전보다 1년 먼저 작가들이 마련한 근대적 전시회다.
안평대군, 겸재 정선, 추사 김정희 등의 작품을 특별전시해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創造)한다는 법고창신(法古創新) 정신을 드러냈으며, 비회원들의 작품도 선보여 개방적인 면모도 보였다.
총 100여 점이 출품된 전시에는 사흘간 2천300명이 다녀갔다.
첫 서화협회전이 열린 지 100년이 되는 올해 4월 1일, 어두운 시기에 억눌렸던 민족의 울분과 예술혼을 표출한 서화가들을 되새기는 전시가 막을 올린다.
강남구 신사동 예화랑 '회(洄) - 지키고 싶은 것들'은 서화협회 발기인 작품들과 이들의 영향을 받은 이당 김은호, 소정 변관식, 정재 최우석, 수재 이한복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회'는 '거슬러 올라가다'라는 의미다.
1910년대 중엽 작품으로 추정되는 안중식의 '성재수간'은 소리 나는 곳을 알아보려고 귀를 기울이고 마당에 선 동자의 모습이 그림의 중심을 이룬다.
미닫이문이 닫힌 방안에는 책을 읽던 선비의 그림자가 비친다.
동자의 머리와 나뭇잎으로 바람 부는 풍경을 묘사했다.
제목은 나뭇잎 사이로 바람 소리가 들린다는 뜻이다.
전시장에는 2018년 세상을 떠난 가야금 명인 황병기가 이 작품을 보고 감명받아 작곡한 가야금협주곡 '밤의 소리'가 흐른다.
여러 작가가 합작한 병풍 작품도 눈길을 끈다.
조석진, 안중식, 김응원, 김규진, 이도영이 나눠 그린 10폭 병풍에는 대나무, 국화, 난초, 새, 선비 등 서로 다른 사물을 화폭에 옮긴 화가들의 개성이 드러난다.
조석진의 외손자이기도 한 소정 변관식의 작품은 화사한 꽃과 산수가 아름답게 어우러진 가운데 냇가를 건너는 사람들과 촌락의 모습을 무릉도원으로 표현했다.
소정과 함께 그림을 배운 김은호의 작품과 한국 최초의 만화가로 꼽히는 이도영의 산수화 등도 감상할 수 있다.
미술시장에서 한국화가 서양화에 밀려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오늘날, 젊은 세대가 몰려드는 거리 가로수길에서 한국 근대미술의 뿌리를 돌아보게 된다.
4월 24일까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