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에즈운하 뚫렸지만…"글로벌 공급망 정상화엔 최소 두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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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길과 항구 병목현상 우려
내렸던 유가도 도로 올랐다
"유럽 제조업 연쇄타격도 올 것"
내렸던 유가도 도로 올랐다
"유럽 제조업 연쇄타격도 올 것"
세계 해운 물류 대동맥격인 이집트 수에즈운하가 경색 상태를 6일만에 벗어났다. 하지만 글로벌 공급망 타격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일대에 발이 묶였던 배들이 한꺼번에 풀려나 해상과 각 항구마다 병목 현상이 불가피해서다.
일대 대기 선박이 모두 운하를 통과하기 까지는 수일이 걸릴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 집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수에즈운하 양방향에서 발이 묶인 선박은 453척에 달한다. 오사마 라비 수에즈운하관리청(SCA) 청장은 이날 "일대 대기선박이 빠질 때까지 약 사흘 반 정도가 소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수에즈운하 당국 예상보다 더 오래 걸릴 것이란 예상도 있다.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덴마크 마에르스크는 “밀려 있는 선박들이 전부 운하를 빠져나가는 데만도 6일 이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조사기업 레피니티브는 “밀린 선박 통항이 정리되기까지 열흘 넘게 걸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각 선박이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일제히 속도 경쟁을 벌이다가 병목현상이 일어날 공산이 크다. 세계 2위 해운선사인 스위스 MSC의 캐롤라인 베카르트 수석부사장은 “운하 일대에서 대기하고 있던 배가 엄청나게 많다”며 “뱃길이 열려 각 항구에 도착하는 선박들이 평시보다 급증할 것이고, 이때문에 새로운 물류 혼잡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부에선 이번 사태로 인한 물류망 타격 회복까지 두달 이상 걸릴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해운사 머스크는 “이번 수에즈운하 경색 사태가 글로벌 해운 여력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매우 크다”며 “물류망이 완전히 정리되기까지는 여러 달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스티븐 플린 미국 노스이스턴대 교수는 “주요 해상 길목이 약 일주일이나 막혔다”며 “이로 인한 연쇄적 영향이 커 글로벌 물류망이 최소한 60일은 있어야 타격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글러스 켄트 공급망관리협회(ASCM) 부회장은 “수에즈운하 항행이 재개됐지만 사태가 끝난게 아니다”라며 “이젠 항구와 물류 매커니즘이 밀리면서 혼란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해운정보서비스 기업 시인텔리전스컨설팅의 라르스 옌슨 CEO는 “도미노는 이미 넘어갔다”며 “이미 적체된 물류가 파급효과를 낼 것”이라고 했다.
옌슨 CEO는 “우회 항로를 택한 배들의 일정까지 따지면 타격이 더 길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에즈운하를 지나려던 선박 수십 척은 이미 아프리카 남쪽 끝 희망봉을 우회하는 대체 항로를 택해 운항 중이다. 운항기간은 약 2주, 연료 비용은 수십만달러가 더 드는 길이다. 한국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도 선박 4척을 희망봉 노선으로 돌리기로 했다.
앞서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유럽 자동차기업과 제조업체들에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내다봤다. 공장에 부속품 재고를 쌓아두지 않고, 공정 일정에 따라 부품을 공급받는 '적시생산방식(JIT)'으로 운영하고 있어서다.
블룸버그통신은 “코로나19로 인한 물류 혼란과 최근 급등한 해운 수요가 겹친 와중에 수에즈운하 사태가 일어났다”며 “소비재, 산업재, 상품 등 분야에서 아시아 수출업자와 유럽 수입업자들이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공급망 지연이 한동안 이어질것이란 전망에 30일 유가는 상승했다.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근월물은 배럴당 61.78달러에 거래됐다. 전날 에버기븐호 이동 소식에 장중 배럴당 59달러선까지 내렸지만 값이 다시 올랐다.
브렌트유 근월물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배럴당 65.22달러에 팔렸다. 전날엔 63달러선에 손바뀜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대기선박 운하 통과에만 수일
2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수에즈운하 남쪽에서 좌초됐던 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가 이동에 성공해 양방향 항행이 재개됐다. 수에즈운하 북쪽에서 대기 중이던 컨테이너선 YM위시호가 운하 남쪽으로 입항하는 등 발이 묶였던 선박이 줄줄이 운항에 나섰다.일대 대기 선박이 모두 운하를 통과하기 까지는 수일이 걸릴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 집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수에즈운하 양방향에서 발이 묶인 선박은 453척에 달한다. 오사마 라비 수에즈운하관리청(SCA) 청장은 이날 "일대 대기선박이 빠질 때까지 약 사흘 반 정도가 소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수에즈운하 당국 예상보다 더 오래 걸릴 것이란 예상도 있다.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덴마크 마에르스크는 “밀려 있는 선박들이 전부 운하를 빠져나가는 데만도 6일 이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조사기업 레피니티브는 “밀린 선박 통항이 정리되기까지 열흘 넘게 걸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물류 사태 끝난 것 아냐…파장 수개월 갈 것"
전문가들은 수에즈운하 항행 재개 이후에도 사태 여파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수에즈운하 대기 선박이 빠진다고 물류망이 정상화되는게 아니라는 지적이다.각 선박이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일제히 속도 경쟁을 벌이다가 병목현상이 일어날 공산이 크다. 세계 2위 해운선사인 스위스 MSC의 캐롤라인 베카르트 수석부사장은 “운하 일대에서 대기하고 있던 배가 엄청나게 많다”며 “뱃길이 열려 각 항구에 도착하는 선박들이 평시보다 급증할 것이고, 이때문에 새로운 물류 혼잡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부에선 이번 사태로 인한 물류망 타격 회복까지 두달 이상 걸릴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해운사 머스크는 “이번 수에즈운하 경색 사태가 글로벌 해운 여력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매우 크다”며 “물류망이 완전히 정리되기까지는 여러 달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스티븐 플린 미국 노스이스턴대 교수는 “주요 해상 길목이 약 일주일이나 막혔다”며 “이로 인한 연쇄적 영향이 커 글로벌 물류망이 최소한 60일은 있어야 타격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글러스 켄트 공급망관리협회(ASCM) 부회장은 “수에즈운하 항행이 재개됐지만 사태가 끝난게 아니다”라며 “이젠 항구와 물류 매커니즘이 밀리면서 혼란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해운정보서비스 기업 시인텔리전스컨설팅의 라르스 옌슨 CEO는 “도미노는 이미 넘어갔다”며 “이미 적체된 물류가 파급효과를 낼 것”이라고 했다.
옌슨 CEO는 “우회 항로를 택한 배들의 일정까지 따지면 타격이 더 길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에즈운하를 지나려던 선박 수십 척은 이미 아프리카 남쪽 끝 희망봉을 우회하는 대체 항로를 택해 운항 중이다. 운항기간은 약 2주, 연료 비용은 수십만달러가 더 드는 길이다. 한국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도 선박 4척을 희망봉 노선으로 돌리기로 했다.
제조업 연쇄타격 불가피…유가도 도로 올라
이번 사태로 제조업과 자동차산업에서 연쇄 피해가 나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플린 교수는 “이정도 물류 체증은 단순히 항행 재개가 됐다고 정상화되지 않는다”며 “부품을 예상 납기일에 받지 못한 기업들이 생산라인 가동을 멈추는 등 향후 여파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앞서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유럽 자동차기업과 제조업체들에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내다봤다. 공장에 부속품 재고를 쌓아두지 않고, 공정 일정에 따라 부품을 공급받는 '적시생산방식(JIT)'으로 운영하고 있어서다.
블룸버그통신은 “코로나19로 인한 물류 혼란과 최근 급등한 해운 수요가 겹친 와중에 수에즈운하 사태가 일어났다”며 “소비재, 산업재, 상품 등 분야에서 아시아 수출업자와 유럽 수입업자들이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공급망 지연이 한동안 이어질것이란 전망에 30일 유가는 상승했다.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근월물은 배럴당 61.78달러에 거래됐다. 전날 에버기븐호 이동 소식에 장중 배럴당 59달러선까지 내렸지만 값이 다시 올랐다.
브렌트유 근월물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배럴당 65.22달러에 팔렸다. 전날엔 63달러선에 손바뀜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