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청 압수수색, 데스크톱 PC 들고 이동하는 특수본 관계자들. 사진=연합뉴스
행복청 압수수색, 데스크톱 PC 들고 이동하는 특수본 관계자들. 사진=연합뉴스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행복청장)이 산 땅은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역 앞 노른자위에 해당하는 곳으로 나타났다. 이 곳은 연서면 스마트 국가산업단지와 인접해 있어 A씨는 산단 지정 전 인근 부지를 사들여 투기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해당 BRT 역 건설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이 직접 주관한 사업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31일 연합뉴스가 등기부등본을 열람한 결과 A씨가 매입한 연서면 봉암리의 토지는 행복청이 추진해온 '행복도시(세종시 신도시) 조치원 연결도로 확장사업'의 연기 BRT역과 400m 떨어진 곳에 위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보로 5분 거리이다. 행복도시 조치원 연결도로 확장사업은 세종시 신도시와 구도심인 조치원읍 간 연결도로를 확장해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차로를 확보하기 위한 사업이다.

기존 왕복 4차로인 연기나들목 2교차로∼월하교차로 구간 4㎞를 왕복 8차로로 넓히고, 월하교차로∼번암교차로 구간 0.9㎞는 왕복 6차로로 건설한다. 총사업비 1075억원을 들여 2023년 개통할 예정이다.

행복청은 2014년 해당 구간의 도로를 8차선으로 확장하는 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했으나 경제성 부족으로 탈락했다. 이에 2016년 12월 일부 구간을 6차로로 줄이고, BRT 2개 정류장(연기역, 봉암역)을 신설하는 안을 제시해 예비타당성 재조사를 통과했다.

이후 행복청은 2017년 9월 조치원 연결도로 재착수 비용(153억원)을 반영한 2018년도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A씨는 그로부터 두 달 뒤인 그 해 11월 조치원 연결도로 내 연기 BRT역과 가까운 토지 622㎡와 함께 부지 내 지어진 경량 철골 구조물(246㎡)을 9억8000만원에 샀다.

퇴임한 지 4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 행복청이 건설하는 8차선 도로 인근 역세권 부지를 매입한 것이다. A씨는 2013년부터 2017년 7월까지 행복청장을 역임했다.

해당 지역은 인근 연서면 스마트 국가산업단지 진입로와도 가까워 소위 '노른자위 땅'에 해당한다. 앞서 A씨는 이와 관련해서는 "산단 지정 업무는 행복청 소관이 아니어서 해당 사업 구역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없다"며 투기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