票 급한 이낙연 "부동산 사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사진)이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여당의 부동산 실책에 대해 사과했다. 대책으로 생애 첫 주택 구매자에 대한 금융 규제 완화 방안과 ‘50년 만기 모기지 대출 국가보증제’ 등을 내놨다. 국민의힘은 선거용 임시방편이며 진정성 없는 ‘읍소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3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여당이 주거의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했고 정책을 세밀히 만들지 못했다”며 “무한책임을 느끼며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부동산 실책과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로 인해 민심이 폭발하자 상황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위원장은 국가가 주거를 책임지는 ‘내 집 마련 국가책임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50년 만기의 모기지 대출 국가보증제를 추진하겠다”며 “주택대출 이자 부담도 낮아지고 평생에 걸쳐 천천히 갚을 수 있어 대출 수요자의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모기지는 주택 담보를 기초로 한 파생상품으로 국가가 나서 해당 상품에 대한 신용도를 보강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국가의 신용 보강 방법, 대출 금리, 파생상품의 수익률 등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해 선거를 앞둔 면피성 공약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민주당이 단독으로 처리한 ‘임대차 3법’의 후폭풍으로 전·월세 가격이 급등한 데 대한 대안은 없어 반쪽짜리 대책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부동산 실책을 인정한다면서도 정부의 기존 부동산 정책 기조를 유지한다고 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선거를 앞두고 부동산 정책을 뒤집는 것은 절대 아니다”며 “부동산 관련 조세 정책 기조는 유지하되, 대출 완화와 1인 가구를 위한 소형 주택 공급 등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 위원장의 기자회견에 대해 “악어의 눈물”이라고 받아쳤다. 김은혜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4년간 몰아붙인 25번의 실책으로 나라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이제 와서 화나고 한스럽고 후회한다고 한다”며 “지금 화는 누가 내야 할 것 같은가”라고 공격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