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 13개국과 러시아 등 10개 산유국 연합체인 OPEC+가 4월 1일 산유량 조정회의에 앞서 올해 세계 원유 수요와 재고 전망을 모두 낮춰잡았다. 수요 회복세가 기존 예상보다 둔화한 와중에 OPEC+가 원유 공급량을 계속 제한해 가격을 떠받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요 회복 느리다"…산유국 감산 연장할 듯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간) OPEC+는 공동기술위원회를 열어 회원국끼리 올해 원유 수요와 재고 전망 등을 공유했다.

블룸버그가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OPEC+는 올해 세계 원유 수요 증가량을 하루평균 560만 배럴로 추산했다. 기존 전망치인 하루평균 590만 배럴에서 30만 배럴 내려잡은 것이다. 4~6월 원유 수요는 기존 예상보다 100만 배럴씩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OPEC+는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보급이 빨라지고 있지만 신규 감염자도 늘고 있다”며 “각국에서 이동 제한 조치를 재개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수요 전망을 하향한다”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은 OPEC+가 올해 세계 원유 재고가 4억4500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 달 전 잠정 추정량인 4억600만 배럴에 비해 약 4000만 배럴 늘었다. 무함마드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은 “시장에 여전히 불확실성과 취약성이 크다”며 “OPEC+가 신중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OPEC+의 이 같은 전망으로 볼 때 1일 조정회의에서 감산 조치가 연장될 것으로 관측했다. 블룸버그는 “OPEC+가 산유량 조정회의를 열기 불과 며칠 전에 부정적인 수요 전망을 내놨다”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쌓인 원유 재고를 줄이기 위해 더 천천히 감산량 축소에 나설 것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최근 몇 달간 감산 회의에 앞서 평행선을 달렸던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도 이번엔 별다른 잡음을 내지 않고 있다. 한 소식통은 “사우디는 OPEC+의 원유 감산을 6월까지는 계속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사우디는 하루평균 100만 배럴 규모의 자발적 감산도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OPEC+는 지난 2월 하루평균 700만 배럴 규모의 원유 감산 조치를 한 달 연장하기로 했다. 하루평균 산유량을 기존 대비 약 150만 배럴 늘릴 것이란 시장 예상과 반대되는 결정이었다.

31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5월물은 장중 배럴당 60.80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 5월물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64.52달러에 팔렸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