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창업 전진기지 관악구, 한국의 실리콘밸리 될 것"
“서울대를 품고 있는 관악구를 한국의 실리콘밸리이자 중관춘으로 만들겠습니다.”

박준희 관악구청장(58·사진)은 3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관악에서 창업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인식이 벤처창업업계에서 통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구청장은 “미국에선 스탠퍼드대를 중심으로 실리콘밸리가 형성되고, 중국에선 칭화대 인근 중관춘이 정보기술(IT) 전진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며 “서울대라는 국내 최고의 대학에서 배출되는 우수한 인재들이 관악 창업 인프라에서 성장하면 지역경제는 물론 국가경제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구청장은 관악구의 지역경제를 키우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른 구청장들이 주민 복지에 매달리는 것과 달리 그는 취임 일성으로 “경제구청장이 되겠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관악구의원 8년, 서울시의원 8년을 지내며 지켜본 관악구가 유독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성장이 멈춰 있었다고 판단해서다.

이 같은 문제의식에서 시작된 박 구청장의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은 낙성대동과 신림동 고시촌이 있는 대학동을 양대 거점으로 한 ‘관악S밸리’ 사업이다. 이 사업은 서울대와 함께 지역 곳곳에 창업 인프라 시설을 갖춰 스타트업의 성장과 지역 안착을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박 구청장은 창업 기업들의 자금 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전국 기초자치단체 최초로 200억원 규모의 창업지원펀드를 조성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관악S밸리에서 한국의 일론 머스크를 길러내는 것이 박 구청장의 꿈이다.

성과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2018년 지역 내 한 곳도 없던 구립 창업시설이 올해 9개로 늘었다. 이들 창업시설에는 59개의 스타트업이 태동하고 있다. 관악구는 내년까지 창업시설을 13개로 늘리고, 입주 기업도 113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박 구청장의 목표인 지역경제 성장의 또 다른 축은 골목상권 활성화다. 우선 올해 말까지 36억원을 투입해 관악구를 5개 권역으로 나눠 권역당 2곳씩 총 10곳의 골목상권을 ‘테마골목’으로 만들기로 했다. 서울의 대표 상권으로 자리 잡은 ‘샤로수길’을 키워낸 주인공인 박 구청장은 관악구의 골목마다 특색 있는 상권을 조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는 “관악구에는 종사자 수 10명 미만의 영세업체가 전체 사업체의 94%를 차지한다”며 “‘단돈 1원이라도 소상공인에게 도움이 된다면 무엇이든 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골목상권 살리기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