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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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의 주축인 경찰이 업무상 비밀 이용 혐의로 고발된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사진)에 대한 수사에 나선다. 검찰은 과거 부동산 투기 사건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가기로 했다.

특수본 관계자는 “김상조 전 실장과 관련한 고발장이 국민신문고로 접수돼 서울경찰청에서 내용을 검토한 뒤 배당할 것”이라고 31일 밝혔다. 사건 배당 후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 계획이다.

이 수사는 시민단체 ‘사법시험준비생모임’이 “업무상 비밀을 이용해 지난해 시행된 전세가 상한제 적용을 피했다”며 김 전 실장을 고발한 데 따른 것이다. 집주인인 김 전 실장은 전세가 상한제 시행 직전 전셋값을 14.1% 올린 게 문제가 돼 경질됐다. 특수본 관계자는 “고발된 내용이 형사법적으로 문제가 있는지 확인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전국 곳곳에서 경찰의 관련 수사가 이어졌다. 충청남도경찰청 부동산투기사범 특별수사대는 아산시의회 고위 관계자의 투기 혐의와 관련해 아산시의회 사무실 등 5곳을 압수수색했다. 경기남부경찰청도 군포시청과 공무원 A씨의 자택 등 6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도 투기 수사를 위한 예열에 들어갔다.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전국 검사장 등이 참석하는 화상회의를 열고 총력 대응을 강조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도 검찰에 “조직의 명운을 걸고 부동산 적폐를 뿌리 뽑아야 한다는 각오로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검찰은 최근 5년 동안 있었던 부동산 투기 사건을 다시 들여다볼 계획이다. 조 직무대행은 “기록에 숨겨진 투기세력들의 실체를 파악해보자”고 했다. 검찰이 ‘과거 사건 검토’ 방안을 꺼내든 것은 역할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는 올해부터 6대 범죄에 국한된다. 부동산 투기는 여기에 속하지 않는다. 과거 사건에서 추가 혐의를 발견할 경우 검찰의 직접수사가 가능해진다.

검찰 내부에선 ‘활동에 한계가 있을 것’이란 회의적인 시선이 많다. 조 직무대행도 “법령상 한계라든가 실무상 어려움은 잘 알고 있다”고 인정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경찰과 검찰의 유기적인 업무 협력을 기대하긴 어려운 분위기”라며 “수사 효율이 떨어질까 우려하는 시각이 팽배하다”고 말했다.

정지은/이인혁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