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실력보다 운일까? [최준철의 같이 하는 가치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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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개인투자자들 한계 직면하면 '운발' 믿기도
변덕스러운 시장에서 버티면서 분산투자 필요
개인투자자들 한계 직면하면 '운발' 믿기도
변덕스러운 시장에서 버티면서 분산투자 필요
주식투자는 운에 좌우될까요? 어느 정도는 맞는 얘깁니다. 필자 또한 주식투자는 ‘기삼운칠(技三運七)’이라 표현합니다. 운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인생에서의 모든 일과 비슷한 정도로 운이 필요할 뿐입니다. 운칠과 기삼의 순서를 바꿔서 말한다는 건 노력이 먼저 앞서야 운도 따른다는 의미를 표현하고 싶어서입니다.
그럼에도 주식투자가 사업이나 시험에 비해 운에 더 좌우된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단기적으로 주가가 인과관계가 없이 움직이는 듯 보이는 탓입니다. 아무 이유없이 혹은 뜬금없는 이유로 오르는 주식이 있습니다. 언론에는 그날의 급등주로 소개됩니다. 이런 결과는 운 좋은 사람들에게만 돌아가는 것처럼 느껴지기 마련입니다.
운에 기대는 이유를 하나 더 꼽자면 기업경영이나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소액주주로서의 한계를 절감해서일 것입니다. 대주주는 원하는 대로 자신이 지배하는 기업의 방향도, 심지어 주가까지 좌지우지 합니다. 그러나 소액주주는 주식을 사거나 파는 행동만 선택해야 하니 수동적일 수 밖에 없다고 생가하게 됩니다. 어떤 결과이든 운의 소산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입니다.
필자는 스스로 운이 좋다 생각하지 않습니다. 돌잔치 경품 한번 제대로 걸려본 적 없을 정도이니 말입니다. 그러나 25년째 주식투자를 하면서 운에만 휘둘려왔다는 기억을 갖고 있진 않습니다. 아마 그랬다면 진작에 그만뒀을 테고, 지금처럼 하루 12시간씩 기업 분석을 하고 있지도 않을 것입니다. 결과에 인과관계가 없는데 열심을 다할 사람은 없습니다.
운과 연관된 필자의 믿음과 대응 방안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가치투자의 아버지 벤저민 그레이엄의 말처럼 주식시장은 단기적으로 인기에 좌우되는 투표기계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가치를 반영하는 체중계라 믿습니다. 이런 믿음은 기업가치가 꾸준히 우상향 할 기업을 찾는 동기로 이어집니다. 반대로 단기적으로는 얼마든지 주가가 시장참여자들의 변덕에 따라 춤을 춘다는 사실을 받아들입니다. 둘째, 운을 매니지먼트 해야 할 대상으로 봅니다. 대표적인 방법이 종목분산입니다. 특정 종목의 기업가치가 오를 줄 알았는데 환경이 따라주지 못해 고꾸라질 수도 있습니다. 현명한 대주주라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우매한 대주주로 밝혀질 수도 있습니다. 우주의 기운이 모여 투자한 곳 모두가 내 뜻대로 간다고 보기 보단(운이 따라줘 그렇게 된다면 감사한 일입니다) 맞는 게 틀린 것보다 많으면 결과는 좋을 수 있다 믿고 여러 기업을 나눠 삽니다.
셋째, 운이 따르려면 시장에 머물러 있어야 합니다. 가치투자의 명가 트위디브라운의 조사에 따르면 투자수익의 80~90%는 전체 보유기간 중 2~7%의 기간 중에 발생합니다. 잠깐 사이에 일어나는 상승구간을 놓치면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얘기인데, 그 기간을 특정해서 맞출 수 없으니 그냥 버티는 게 답입니다. 최근 걸그룹 브레이브걸스가 차트 역주행의 신화를 일궜습니다. 데뷔 후 10년을 버텼기 때문에 끝내 행운을 마주할 수 있었다 해석합니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열심히 공부해 찾은 좋은 주식들로 건강한 포트폴리오를 꾸린 우직한 주식투자자들에게 이러한 행운이 따르길 기원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준철 VIP운용 대표>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그럼에도 주식투자가 사업이나 시험에 비해 운에 더 좌우된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단기적으로 주가가 인과관계가 없이 움직이는 듯 보이는 탓입니다. 아무 이유없이 혹은 뜬금없는 이유로 오르는 주식이 있습니다. 언론에는 그날의 급등주로 소개됩니다. 이런 결과는 운 좋은 사람들에게만 돌아가는 것처럼 느껴지기 마련입니다.
운에 기대는 이유를 하나 더 꼽자면 기업경영이나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소액주주로서의 한계를 절감해서일 것입니다. 대주주는 원하는 대로 자신이 지배하는 기업의 방향도, 심지어 주가까지 좌지우지 합니다. 그러나 소액주주는 주식을 사거나 파는 행동만 선택해야 하니 수동적일 수 밖에 없다고 생가하게 됩니다. 어떤 결과이든 운의 소산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입니다.
필자는 스스로 운이 좋다 생각하지 않습니다. 돌잔치 경품 한번 제대로 걸려본 적 없을 정도이니 말입니다. 그러나 25년째 주식투자를 하면서 운에만 휘둘려왔다는 기억을 갖고 있진 않습니다. 아마 그랬다면 진작에 그만뒀을 테고, 지금처럼 하루 12시간씩 기업 분석을 하고 있지도 않을 것입니다. 결과에 인과관계가 없는데 열심을 다할 사람은 없습니다.
운과 연관된 필자의 믿음과 대응 방안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가치투자의 아버지 벤저민 그레이엄의 말처럼 주식시장은 단기적으로 인기에 좌우되는 투표기계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가치를 반영하는 체중계라 믿습니다. 이런 믿음은 기업가치가 꾸준히 우상향 할 기업을 찾는 동기로 이어집니다. 반대로 단기적으로는 얼마든지 주가가 시장참여자들의 변덕에 따라 춤을 춘다는 사실을 받아들입니다. 둘째, 운을 매니지먼트 해야 할 대상으로 봅니다. 대표적인 방법이 종목분산입니다. 특정 종목의 기업가치가 오를 줄 알았는데 환경이 따라주지 못해 고꾸라질 수도 있습니다. 현명한 대주주라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우매한 대주주로 밝혀질 수도 있습니다. 우주의 기운이 모여 투자한 곳 모두가 내 뜻대로 간다고 보기 보단(운이 따라줘 그렇게 된다면 감사한 일입니다) 맞는 게 틀린 것보다 많으면 결과는 좋을 수 있다 믿고 여러 기업을 나눠 삽니다.
셋째, 운이 따르려면 시장에 머물러 있어야 합니다. 가치투자의 명가 트위디브라운의 조사에 따르면 투자수익의 80~90%는 전체 보유기간 중 2~7%의 기간 중에 발생합니다. 잠깐 사이에 일어나는 상승구간을 놓치면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얘기인데, 그 기간을 특정해서 맞출 수 없으니 그냥 버티는 게 답입니다. 최근 걸그룹 브레이브걸스가 차트 역주행의 신화를 일궜습니다. 데뷔 후 10년을 버텼기 때문에 끝내 행운을 마주할 수 있었다 해석합니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열심히 공부해 찾은 좋은 주식들로 건강한 포트폴리오를 꾸린 우직한 주식투자자들에게 이러한 행운이 따르길 기원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준철 VIP운용 대표>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