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국가 중 한국만 글로벌 500대 기업 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글로벌 500대 기업' 수, 中·日 늘고 한국은 줄어
한국경제연구원은 미국 경제지 포천이 선정한 2020년 글로벌 500대 기업 순위를 분석한 결과 한국과 미국, 일본, 중국 가운데 한국 기업 수만 전년 대비 줄었다고 1일 발표했다. 중국과 일본은 전년 대비 500대 기업 수가 각각 5개, 1개 늘었다. 미국은 전년과 같았다. 한국은 이 기간 16개에서 14개로 줄었다. SK하이닉스와 LG화학이 500대 기업에서 탈락한 결과다. 500대 기업 순위는 전년 매출로 결정된다.

국가별 500대 기업의 매출 합계도 한국은 전년 대비 줄었다. 2019년 9094억달러에서 2020년 8004억달러로 12.0% 감소했다. 미국과 중국이 각각 전년보다 4.3%, 4.8% 증가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글로벌 500대 기업의 전체 매출에서 한국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 2.8%에서 지난해 2.4%로 0.4%포인트 줄었다. 미국과 중국은 0.7%포인트씩 늘었다.

개별 기업들의 순위도 하락한 경우가 많았다. 삼성전자는 15위에서 19위로 네 계단 떨어졌다. 2016년 경쟁사인 미국 애플에 순위 역전을 허용한 뒤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SK㈜(73위→97위), 포스코(171위→194위), LG전자(185위→207위) 등 10곳이 전년 대비 순위가 내려갔다. GS칼텍스와 삼성생명은 순위가 각각 71계단, 41계단 떨어졌다. 순위가 올라간 기업은 현대차(94위→84위), 현대모비스(393위→385위) 등 4개 기업에 그쳤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국내 대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중대재해처벌법 등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지 않는 규제를 풀어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제대로 경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