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의 유력 투자자 미국 HAAH오토모티브가 법원 요구 시한까지 투자의향서(LOI)를 보내오지 않았다. 이에 따라 쌍용차에 대한 회생절차(법정관리)가 곧 시작될 전망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이날까지 HAAH로부터 투자의향서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울회생법원은 쌍용차에 HAAH의 투자의향서를 지난달 31일까지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HAAH는 투자자 설득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AAH 투자자들은 쌍용차 인수 후 즉시 갚아야 할 공익채무(3700억원)에 부담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HAAH의 투자 결정이 지연됨에 따라 쌍용차의 P플랜(단기 법정관리) 돌입도 안갯속에 빠졌다. HAAH가 끝내 투자 결정을 내리지 못할 경우 쌍용차는 P플랜 대신 법정관리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원은 HAAH가 투자의향서를 내더라도 법정관리를 시작할 때가 됐다는 입장이다. 법원 관계자는 “법정관리를 통해 채무를 감경하지 않고는 회생이 힘들다”며 “쌍용차가 법정관리 개시 연기를 요청하더라도 더 이상 미루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르면 다음주께 법정관리를 시작하겠다는 의미다.

쌍용차는 작년 12월 법원에 법정관리와 함께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 적용을 신청했다. 법원은 ARS 프로그램을 받아들여 법정관리 개시 결정을 지난 2월 말까지 보류했고, 투자자와의 협의를 고려해 개시 결정을 재차 미뤄놨다.

김일규/남정민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