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이후로 전기차 관련주가 크게 조정받고 있지만 전기차 랠리는 끝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체 자동차시장에서 전기차의 점유율이 빠르게 늘고 있고, 탄소배출을 규제하는 추세는 약화되기 힘들다는 게 근거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최대한 다양한 전기차 기업에 투자해 개별 기업 투자에 따른 리스크를 줄일 때라는 의견을 내놨다.

UBS는 지난 26일(현지시각) ‘주가 조정이 전기차 트렌드의 종식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냈다. UBS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마크 헤펠은 보고서에서 “전기차 선구자인 테슬라가 1월 고점 대비 25% 이상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식었다”면서도 “전기차 트렌드가 끝났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UBS "시총 4000억달러 증발했지만 전기차 랠리 안 끝났다"
지난해 유동성 장세에서 미래 성장성을 반영해 주가가 급격히 올랐던 전기차 주식들은 2월 들어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자 조정 받았다. 테슬라보다 몸집이 작은 피스커(FSR), 카누(GOEV), 니오(NIO) 등은 올 초 고점 대비 주가가 반토막 나기도 했다. 미국의 경제지 배런스는 “이번 조정장에서 전기차 주식 시가총액이 4000억달러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다시 전통차 기업들이 세계 자동차 시장 시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라고 전했다.

UBS "시총 4000억달러 증발했지만 전기차 랠리 안 끝났다"


하지만 UBS는 세 가지 이유로 전기차 트렌드가 계속된다고 설명했다. 우선 전기차의 시장점유율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15% 줄어드는 와중에도 전기차 판매는 43% 늘었다. 전기차의 점유율은 4.2%에 달한다. UBS는 “이런 변화로 인해 순수 전기차 기업뿐 아니라 전기차 시장에 진출한 전통차 기업까지 꾸준히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 규제를 고려할 때 전기차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점도 포인트다. 세계적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며 내연기관 규제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차 기업도 이미 이런 흐름을 받아들이고 있다. 폭스바겐은 테슬라를 따라잡기 위해 500억유로가 넘는 돈을 전기차 사업에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UBS는 이와함께 자동차 혁신이 동력 기관 외에도 더 큰 시장을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연기관이 전기 배터리로 바뀌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의미다. 헤펠 CIO는 "5G 이동통신과 결합한 자율주행이나 차량 공유 서비스가 있다"며 "스마트 모빌리티 부문에서 2025년까지 4000억달러 수준의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현재 전기차 산업 규모의 8~9배에 달하는 규모다.

전기차 시장에 뛰어드는 기업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샤오미, 화웨이, 바이두, 텐센트, 알리바바 등 중국 빅테크가 대표적이다. 저렴한 제품으로 승부해온 샤오미는 지난달 31일 스마트 전기차 자회사를 설립하고 10년간 1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성장주에 불리한 시장 상황이 우려된다면 전통차 기업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코로나 이후 자동차 판매가 늘어나면서 단기적으로는 기업의 이익이 늘어나고, 전기차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장기적인 성장성도 있기 때문이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익 모멘텀과 성장성을 모두 확보한 GM, 폭스바겐, 현대차, 기아차는 지속적으로 들고 가야 하는 종목"이라고 설명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