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소속사 '하이브' 美 음반사 1조 M&A
BTS 소속사인 하이브(옛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 등이 소속된 미국의 대형 레이블(음반사) 이타카홀딩스를 1조원에 인수한다.

하이브는 100% 미국 자회사인 빅히트아메리카가 진행하는 주주 대상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2일 공시했다. 여기에 약 1조7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는 이타카홀딩스 인수대금으로 사용된다.

이타카홀딩스는 미국 미디어 사업가이자 음악 프로듀서인 스쿠터 브라운이 세운 회사로, 아틀라스뮤직과 SB프로젝트 뮤직레이블의 모회사다. 스쿠터 브라운은 글로벌 팝스타인 저스틴 비버를 발굴했고 아리아나 그란데, 데미 로바토 등의 매니지먼트를 한 것으로 유명하다. 2007년 SB프로젝트를 설립해 레이블 경영에 뛰어들었다. 2010년 벤처캐피털과 우버, 스포티파이 등에서 약 1300억원을 투자받기도 했다. 2019년엔 존 레전드 등이 소속된 아틀라스뮤직과 차례로 합병하며 사세를 키웠다.

한편 하이브의 이타카홀딩스 인수 후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 등은 하이브의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스쿠터 브라운 이타카홀딩스 대표와 소속 가수 등 39명이 제3자 배정 방식으로 하이브의 유상증자에 참여키로 한 데 따른 것이다. 비버와 그란데는 각각 하이브 신주 5만3557주를 인수한다. 신주발행가를 반영하면 각각 110억원가량 투입하는 셈이다. 이번 인수로 하이브의 글로벌 진출, 수익 다변화 전략이 한층 구체화될 전망이다.

수익 다변화…'제2의 BTS' 美서 키운다

최근 하이브는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유기적 성장과 비유기적 성장을 모두 추구한다”며 “레이블 소속 아티스트의 해외 진출을 돕고 해외 레이블과 조인트벤처(JV), 인수합병(M&A)을 통한 변화의 기회를 모색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하이브는 코로나19 여파로 공연 수익이 급감한 데다 핵심 역량인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의 군입대로 인한 공백을 앞두고 있다. 이 때문에 새로운 먹거리가 돼줄 M&A를 서둘렀다는 후문이다. 코로나19에 발이 묶인 작년 한 해 하이브의 공연 및 팬미팅 매출은 전년보다 98% 감소한 34억원에 불과했다. 전년(1911억원)과 비교하면 사실상 ‘전무’한 수준이다. 공연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2.6%에서 0.4%로 급락했다.

반면 신곡 ‘다이너마이트’ 등이 글로벌 히트를 하면서 BTS 음반 등의 매출이 유지됐고, 신규 레이블을 인수한 영향 등으로 전체 매출은 전년보다 36% 늘어난 7963억원으로 집계됐다. 음반 및 음원 매출이 3206억원으로 196% 뛴 덕분이다. 전체 매출에서 관련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도 18.5%에서 40.3%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팬 커뮤니티 플랫폼인 위버스 및 지식재산권(IP) 관련 매출도 1682억원에서 2590억원으로, 광고 및 출연료 매출은 201억원에서 468억원으로 늘었다. 코로나19로 미디어 이용과 비대면 소비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하이브는 최근 네이버·YG엔터테인먼트와 동맹을 맺으며 본격적인 위버스 육성에 나섰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