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0대 기업이 지난해 코로나19 여파에도 49조원 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연구개발(R&D)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와 정보통신기술(ICT) 등 기존 주력사업 외에 미래차와 수소, 항공우주 등 신사업 분야가 증가세를 견인했다. 올해도 주요 기업이 신사업을 역점 추진하면서 R&D 투자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9년 매출 기준 상위 100대 기업(금융회사 및 공기업, 비상장사는 제외)은 지난해 49조4736억원을 R&D 분야에 투자했다. 전년(46조1567억원) 대비 3.7%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로, 전년과 동일했다.

R&D 투자가 1조원을 넘는 ‘1조 클럽’ 기업은 아홉 곳에 달했다. 현대모비스(1조130억원)가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하면서 전년(여덟 곳) 대비 한 곳 늘었다. 삼성전자가 21조2292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LG전자(4조335억원) SK하이닉스(3조4819억원) 현대자동차(3조1085억원) LG디스플레이(1조7400억원) 등의 순이었다.

4대 그룹뿐 아니라 포스코, 한화 등도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수소와 우주항공 등 미래사업에 진출하면서 R&D 투자를 늘리고 있다. 경제계 관계자는 “각 그룹이 막대한 R&D 투자를 통해 추진하는 신사업의 성공 여부에 따라 산업계 판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