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 샌즈그룹(LVS)이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사진) 시설 확장을 추진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샌즈그룹은 약 33억 달러(약 3조7000억원)를 투입해 마리나베이샌즈 확장 프로젝트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3개 타워 건물 옆으로 타워 1개를 추가해 스포츠 경기와 공연이 가능한 1만5000석 규모 아레나 시설과 1000개 객실 규모의 올 스위트호텔, 컨벤션시설 등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증축 계획에는 카지노 시설을 확장하는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마리나베이샌즈 확장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33억 달러는 지난 2010년 개장한 3개 타워 형태의 마리나베이샌즈 총 건립비 60억 달러의 절반이 넘는 규모다. 2004년 마카오를 시작으로 일찍이 아시아 시장에 주목해온 샌즈그룹이 본격적인 투자 확대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패트릭 듀몬트 샌즈그룹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달 한 컨설팅회사가 연 포럼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라스베이거스보다 싱가포르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부동산 자산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투자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샌즈그룹이 2019년 마리나베이샌즈 증축 계획을 처음 내놨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지지부진하던 확장 프로젝트는 지난달 라스베이거스 부동산 매각이 성사되면서 다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샌즈그룹은 3월 초 베네치아와 팔라조 리조트, 샌즈엑스포 등 라스베이거스 내 부동산을 62억5000만 달러에 VICI프로퍼티스와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에 매각했다.

로버트 골드스타인 샌즈그룹 최고경영자(CEO)는 "라스베이거스 부동산 자산 매각은 샌즈그룹의 지속적인 미래 성장을 위해 내린 결정으로 싱가포르와 마카오를 거점으로 아시아 지역에서 앞으로 더 많은 비즈니스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샌즈그룹은 지난해 5월 일본 도쿄와 요코하마 복합리조트 개발사업에서 철수했다. 10년으로 제한된 면허기간과 과도한 건립비용이 발목을 잡으면서 총 1000억 달러를 투자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는 센토사섬의 리조트월드 센토사와 함께 오는 8월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인 세계경제포럼(WEF) 유력한 개최장소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