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대신 연어 어유 활용 폴리우레탄 생성…美화학학회 발표
생선 머리·내장 등 폐기물서 친환경 플라스틱 만든다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우레탄은 신발부터 건축 자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지만 분해가 매우 더디고 연소 과정에서 유독성 가스를 배출하는 등 친환경적이지는 못하다.

지금까지는 원유에서 이를 추출해 왔는데, 생선 머리나 뼈, 내장, 껍질 등에서 뽑아낸 어유(魚油)로 더 안전하고 생분해성이 높은 폴리우레탄을 만드는 방안이 개발돼 실용화가 추진되고 있다.

미국 화학학회(ACS)에 따르면 캐나다 '뉴펀들랜드 메모리얼 대학'의 화학 교수 프란체스카 커톤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5일부터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ACS 춘계회의에서 어유 폴리우레탄 연구 성과를 발표한다.

커톤 박사는 사전 보도 자료를 통해 "플라스틱은 처음부터 화학적 분해 가능 여부와 재활용 등 최종 물질에 대한 계획을 갖고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어유 폴리우레탄 개발이 성공한다면 지속 가능한 플라스틱 수요를 충족하는 데 도움을 주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대서양 연어를 매장 판매용으로 가공하고 남은 폐기물에서 어유를 추출해 연구해 왔다.

원유에서 추출하는 기존 폴리우레탄은 합성과정에서 호흡기 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 '아이소사이안산'을 사용하고, 분해가 잘되지 않는 데다 분해 과정에서 발암물질을 생성하는 등 환경적으로나 안전상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이 때문에 더 안전한 대체 소재에 대한 수요가 늘어왔으며, 원유 대신 콩이나 옥수수 등 작물에서 추출한 식물성 기름을 활용하는 방안까지 개발된 상태다.

하지만 이런 식물성 기름을 생산하려면 식량 생산에 투입된 토지를 끌어다 써야한다는 결정적 제한 요소를 갖고있다.

연구팀은 이런 점에서 생선 폐기물에서 뽑아내는 어유가 유망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커톤 박사가 거주하는 항구도시 뉴펀들랜드에서는 연어 양식이 주요 산업이 되고 있으며, 연어를 매장 판매용으로 가공하고 남은 머리와 뼈, 껍질, 내장 등은 어유 추출에 이용되기도 하지만 상당 부분은 폐기된다.

연구팀은 이 어유를 폴리우레탄 중합체로 전환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우선 불포화 기름에 산소를 일정하게 주입해 에폭시 수지에서와 비슷한 분자인 '에폭시드'를 형성하고, 이를 이산화탄소와 반응시켜 질소 함유 유기화합물인 '아민'과 결합해 새로운 물질로 만들어냈다.

연구팀은 이 방법을 지난해 8월 논문으로 발표했으며 이후 추가 연구를 통해 아민을 아미노산으로 바꿔 화학공정을 더 단순화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이 이전에 사용한 아민은 캐슈넛에서 추출해야 하지만 아미노산은 이미 자연 상태로 존재한다.

연구팀은 아미노산의 일종인 '히스티딘'과 '아스파라긴'이 중합체 성분을 연결함으로 아민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혔다.

연구팀은 현재 어유 폴리우레탄으로 만든 신소재가 얼마나 빨리 분해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물에 담그고, 지방을 분해할 수 있는 효소인 '리파제'를 추가하는 등의 실험을 진행 중이다.

연구팀은 현미경을 통해 실험 시료 표면에서 미생물이 자라는 것을 확인했으며, 리파제를 첨가하지 않은 일반 물에서도 이런 현상이 진행되는 것으로 밝혀져 생분해성에 대한 고무적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