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잠입 취재에 덜미…"장관들 왔다는 건 재미로 한 발언" 해명
방역수칙 어기고 몰래 영업한 佛식당…"장관들도 왔다" 발언파문
반년째 식당 영업을 금지하는 프랑스에서 방역 수칙을 어기고 문을 연 레스토랑에 장관급 인사들이 드나들었다는 증언이 나와 공분을 사고 있다.

발단은 프랑스 민영 방송사 M6가 나폴레옹 유품 수집가로 유명한 피에르장 샬랑송이 파리 도심에서 운영하는 '팔래 비비엔'을 잠입 취재한 것이었다.

전파를 탄 영상 속 손님과 종업원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거리두기도 지키지 않아 마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없는 다른 세상에 와있는 느낌을 자아냈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음식 가격은 160∼490유로(약 21만∼65만원)에 달했다.

얼굴을 가리고 음성도 변조한 주최 측 인사는 "이번 주에 몰래 영업하는 레스토랑 2∼3곳에서 몇몇 장관들과 저녁을 먹었다"며 "우린 민주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이렇게 발언한 사람을 샬랑송으로 추정하며, 그가 소유한 저택에서 셰프 크리스토프 르루아가 음식을 만들었을 것으로 의심했다.

샬랑송이 지난 2월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서 친구인 르루아와 함께 자신이 소유한 저택에 '비비엔 클럽'을 만들고 한 달에 두 번씩 점심, 또는 저녁을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샬랑송은 처음에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완전한 거짓"이라며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을 부인했으나 나중에는 이를 인정하는 듯한 입장을 내놨다.

그의 변호인은 AFP 통신에 보낸 짤막한 입장문에서 "샬랑송은 언제나 유머를 즐긴다"며 그가 몰래 영업하는 식당에서 장관들과 식사했다고 말한 것도 그런 차원이었다고 설명했다.

파리지방검찰청은 4일( 현지시간) 이틀 전 방영된 M6 방송이 다룬 내용에 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일간 르몽드, 르파리지앵 등이 전했다.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부 장관은 파리경찰청에 사실 확인을 요청했고, 마를렌 시아파 내무부 시민권 담당 국무장관은 "장관이나 의원이 비밀 만찬에 연루됐다면 다른 시민들처럼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샬랑송이 지난 2월 '비비엔 클럽'에 놀러 와야 한다는 "친구"로 표현한 가브리엘 아탈 정부 대변인은 "샬랑송을 알지 못하며 어떤 식사나 파티에 참석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SNS)에는 '우리는 이름을 원한다'(on veut les noms)는 해시태그(#)를 달아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글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에 허덕이는 프랑스는 지난해 10월 30일부터 포장, 배달이 가능한 식당을 제외하고는 영업을 금지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