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순정만화 황금기’를 열어 젖힌 한승원 작가의 ‘프린세스’ 전편이 5일부터 카카오페이지에서 컬러 웹툰으로 새로 선보인다. 더불어 30년 가까이 연재된 ‘프린세스’의 세계관을 이어받은 새 시즌(6부)도 제작을 확정 짓고 본격적인 집필 작업에 들어갔다.

순정만화잡지 ‘이슈’ 창간에 맞춰 1995년 12월 연재를 시작한 ‘프린세스’는 국내 대하 로맨스물의 시작을 알린 기념비적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빅토리 비키’ ‘YOU’ ‘열아홉의 메르헨’으로 1990년대 순정만화의 전성기를 견인한 한승원 작가 대표작으로, 15세기 가상의 세 왕국 라미라, 아나토리아, 스가르드에서 3대에 걸쳐 풀어지는 사랑 이야기를 가슴 시리게 펼쳐 놓는다. 30년 동안 구축한 탄탄한 세계관에 더해 아름다운 캐릭터들과 수려한 그림체로도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프린세스’ 컬러본은 5일 카카오페이지에 1부 1~74회가 한꺼번에 공개되고 이후 매주 2회씩 연재된다. 기존에 공개된 5부까지 컬러 버전으로 다 선보이고 나면 팬들이 기다려온 신규 시즌이 차례차례 업로드 된다. 원작 팬들을 위한 흑백판도 리마스터링 작업을 거쳐 순차적으로 서비스 할 예정이다.

주요 인물만 30명가량으로 큰 스케일을 자랑하는 ‘프린세스’는 3세대에 걸친 등장인물들의 운명적 로맨스를 각기 다른 왕국의 상황과 버무려 풀어낸다. 이야기의 시작인 라미라는 1년 내내 따스한 날씨가 이어지는 섬나라다. 온화한 날씨에 국민들은 풍족한 생활을 이어가지만, 주변 강대국에 둘러싸여 때로 군사 불안에 시달린다. 만화는 라미라의 왕자인 비욘과 그가 사랑하는 상대인 유모의 딸 비이, 바이다 가문의 장남이자 왕자의 친구인 레오, 총리의 딸이자 당돌한 성격의 소녀 에스힐드 4명을 중심으로 대서사시를 펼쳐나간다.

‘프린세스’는 신분을 뛰어넘은 사랑, 궁궐 안팎의 정치적 암투, 캐릭터들의 지고지순한 순애보 등 시대를 관통하는 보편적 이야깃거리로 지난 30년간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2016년 1월 건강 문제로 ‘프린세스’ 연재를 중단하면서 팬들의 아쉬움을 샀던 한승원 작가는 5년 동안 팔 부상을 회복하고 현재 새 시즌 스토리 집필과 캐릭터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프로젝트는 뛰어난 작화로 단행본(31권) 수집 열풍을 일으켰던 ‘프린세스’ 전편을 컬러판으로 만날 수 있어 기대를 모은다. 새로 공개된 스틸 속 은은한 보랏빛으로 채색된 여주인공 비이는 원작과는 또 다른 설렘을 전한다. 모바일 호흡에 맞춰 모든 말풍선과 대사창, 배경을 새로 제작한 웹툰 ‘프린세스’는 종이 만화를 스캔한 기존 출판 만화 웹툰과는 달리 속도감도 상당하다. 특히 새 시즌은 프로덕션 체제와 사전 제작 시스템을 도입해 한층 높은 완성도를 보여줄 예정이다.

한승원 작가는 “다시는 연재를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작가로서 매우 안타까운 시간을 보냈었다. 하지만 몇년간 재활을 거치고 프로덕션 체제를 새로 꾸린 지금은 에너지와 창작 의지가 불탄다”며 “’프린세스’는 아직 할 이야기가 많은 작품이다. 독자와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