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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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땅 투기 의혹에 연루된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에 대해 처음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포천시·경기도 공무원 등을 포함하면 구속 수사 대상은 총 5명으로 늘었다.

5일 특수본은 지난 2일과 이날 LH 직원 등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기남부경찰청 2명, 전북경찰청 1명이다. 전북경찰청이 구속영장을 신청한 LH전북본부 직원 1명에 대해서는 토지의 몰수보전도 신청했다.

이들은 경기 광명·시흥 신도시 내 노온사동 땅을 투기한 의혹을 받고 있다. 노온사동은 전북 전주 주민과 LH 전·현직 직원 수십명이 원정 투기를 벌였다고 꼽힌 곳이다. 경찰은 노온사동 땅 투기에 연루된 LH 직원과 그 지인 등 36명을 수사하고 있다.

경찰의 구속 수사 대상은 지금까지 총 5명이다. 경찰은 지난달 29일 내부 정보를 이용해 지하철 7호선 신설역 주변 땅을 매입한 혐의를 받는 포천시 공무원을 구속했다. 지난 2일에는 경기도 공무원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개발예정지 주변 땅을 가족 회사 명의로 매입한 의혹을 받는다.

특수본은 5일 기준 152건에 대해 639명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152건 중 고발은 20건, 합조단 등 수사의뢰는 7건, 신고센터·민원은 9건, 자체 첩보수집·인지는 116건이다. 3기 신도시 관련은 51건, 200명이다.

수사 대상 639명 중 고위공직자는 2명이다. 국가공무원은 21명, 지방자치단체장은 8명, 지방공무원은 75명, 국회의원은 5명, 지방의원은 30명, LH직원은 37명이다.

수사 선상에 오른 국회의원에 대한 수사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조사 대상에 오른 국회의원과 그 가족 10명 중 7명에 대해 고발인 조사만 마쳤다. 가족 등이 연루된 3명은 고발인 조사가 진행되지 않았다. 국희의원이나 가족 본인에 대한 조사도 아직 하지 못했다.

경찰 고위관계자는 “고발인 조사는 일정을 맞출 필요가 있어 조사에 시간이 걸린다”며 “부동산 자료 확보, 사실확인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국회의원 본인 소환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경찰청 부동산 투기사범 특별수사대도 이날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한 전직 인천시의원 A씨(61)의 자택 등 5곳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인천시청 도시개발과 사무실, 인천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위원장실, 서구 일대 공인중개사무소 등이 포함됐다.

A씨는 2017년 8월 7일 인천시 서구 백석동 한들도시개발 사업지구 일대 부지 3435㎡를 19억6000만원에 매입했다. 그가 이 땅을 산 지 2주 뒤인 같은 달 21일 해당 부지는 한들도시개발 사업구역으로 실시계획인가를 받았다. 당시 A씨가 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위원장이었던 만큼 경찰은 인천시에서 개발과 관련한 각종 내용을 보고 받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