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5일 서울 양천구 목동 예총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5일 서울 양천구 목동 예총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4·7 보궐선거 이전에 실시되는 마지막 TV토론에서도 날선 공방을 벌였다.

두 후보는 5일 오후 2시 서울 양천구 목동 예총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후보자 토론회'에서 '부동산 정책' 등을 놓고 격돌했다.

박영선 후보는 모두 발언을 통해 "소상공인 매출이 살아나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 어렵다고 한다"며 "이 불씨를 살려야 한다. 이번 서울시장은 일 잘하는 민생시장 뽑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집값 올라 걱정이라고 한다. 박영선의 서울시는 다를 것"이라며 "평당 1000만원 반값아파트로 서민 서러움을 덜어내겠다. 청년 일자리 10000개 확실히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오세훈 후보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이 아니라 코로나 오기 전부터 경제 기초체력이 많이 허물어졌다"며 "(문재인 정부 출범 후)공정한 사회가 됐나? 화합과 상생하는 사회 됐나? 한숨만 나온다. 제가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오세훈 후보는 "풍요로운 일자리를 위해 기초부터 놓겠다. 공정과 상생의 기틀을 다지겠다"면서 "여러분이 주신 기회 덕분에 실력을 갈고 닦았다. 경험과 비전에 더해 미래를 준비했다. 청년들을 위해 활짝 꽃을 피우려고 한다"고 했다.

양 후보는 특히 부동산 정책을 놓고 격렬한 공방을 벌였다.

오세훈 후보가 전·월세 5% 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등을 담은 '임대차 3법'의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고 지적하자 박 후보는 "개혁을 할 때 생기는 일시적 부작용"이라고 반박했다. 박영선 후보는 "정책의 방향은 맞다"며 "일시적인 부작용을 좀 더 국민들에게 호소했어야 하는데, 그 부분을 놓쳤다"고 했다.

오세훈 후보가 "(박 후보께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잘 된 것만은 아니다라고 발언했다. 어떤 부분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느냐"고 질문하자 박영선 후보는 "공급이 1인 가구 증가 속도를 쫓아가지 못한 부분이 잘못됐다"고 답변했다.

오세훈 후보가 "그것 한 가지인가? 다른 정책은 다 잘됐다는 것인가?"라고 따져묻자 박 후보는 "그렇다. 무엇이 잘못됐는지 설명해달라"고 맞섰다.

오세훈 후보가 "공시지가를 급격하게 인상한 것은 잘한 것이냐"고 질의하자 박 후보는 "(집값) 6억원 이하는 내렸다"며 "정부가 공시지가를 급격하게 상향 조정한 게 아니라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에 공시지가도 오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박영선 후보는 "부동산 값이 크게 오른 것은 코로나19와 관련해 전세계적 추세"라며 "금융이 많이 풀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영선 후보는 오세훈 후보의 '정비지수제 폐지' 공약을 두고는 "주민동의 절차를 생략했을 때, 용산참사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영선 후보는 "주민동의 절차를 생략한 정비지수제 폐지는 일부 기득권층을 위한 공약"이라며 "서민들은 우리가 또 내몰린다고 분노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 후보는 오 후보에게 "뉴타운 결과 원주민 정착률이 얼마냐"고 질문했고 오세훈 후보는 "20~30%"라고 답했다. 그러자 박영선 후보는 "20~30%만을 위한 서울시장이냐"며 "오세훈식 재개발 건축은 불도저식 개발"이라고 재차 비판했다.

두 후보는 이날도 오세훈 후보의 내곡동 땅 투기 의혹을 놓고 '난타전'을 벌였다.

박 후보는 "(오 후보가 서울시장 재임 시절) 송파 그린벨트에 반대했다고 하는데, 내곡동(그린벨트 해체 건)은 왜 모른다고 했냐"고 지적했다.

이어 "2005년 6월10일 (오 후보) 처남이 측량을 신청한다. 이어 3일 후인 6월13일 측량이 진행된다. 그리고 같은 해 6월22일 서울시가 내곡동 개발계획을 위한 설계용역을 신청한다"며 "모르고 측량을 했냐"고 따졌다.

박영선 후보는 "(그린벨트 해제건을 전결한 서울시청)김효수 국장이 2010년 8월 주택국장 2급으로 승진하고 6개월 후인 2011년 1월 바로 1급 본부장으로 승진한다. 이런 경우는 거의 없다"며 "이 두 가지만 봐도 내곡동 개발계획을 사전에 알았다는 의심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오세훈 후보는 "(측량) 최초 신청일은 시장 취임 전인 2006년 3월"이라며 "국책사업으로 지정이 돼서 노무현 대통령 때 협의가 진행 중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에 박영선 후보는 "이명박 전 시장 때 있었던 일이다. (두 사람이)내통을 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영선 후보는 내곡동 측량 문제와 관련, "(측량 현장에 갔다는) 처남은 왜 조용하냐"며 "거기에 갔으면 갔다고 나와서 기자회견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오세훈 후보는 "수사기관에서 대질심문 한 번이면 완전히 해결된다"면서 "수사 기관에 이미 고소를 했다"고 설명했다.

내곡동 의혹 공방 과정에서 박영선 후보가 "거짓말이 난무하는 서울시를 시민께서 원하지 않는다"고 발언하자 오 후보는 "박영선 후보의 존재 자체가 거짓말 아니냐"며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오세훈 후보는 "박 후보가 거짓말의 본체라고 생각한다. (민주당은) 후보를 내지 않기로 하지 않았나. 그런데 거짓말을 하지 않았나"라며 "규정까지 바꿔가면서 나온 것 자체가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양천구 양천구 대한민국예술인센터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정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해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양천구 양천구 대한민국예술인센터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정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해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앞서 민주당이 보궐선거의 책임을 제공하는 경우 무공천하기로 한 당헌·당규를 개정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이에 박영선 후보는 "무슨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라며 "상대후보에 대해 '제 존재 자체가 거짓말이다?' 정말 아주 몹쓸 얘기"라고 반박했다.

이날 토론에선 선거 기간 내내 공방을 주고 받았던 두 후보가 서로를 칭찬하는 시간도 가졌다.

사회자 요청에 따라 박 후보는 "오세훈 후보는 언변이 굉장히 좋다. 방송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언변이 뛰어나시다. 패션감각도 다른 분보다 뛰어나시다"라고 칭찬했다.

오세훈 후보는 박영선 후보에 대해 "우리 사회에 아직까지 여성에겐 유리 천장이 있는데 박 후보는 유리 천장을 돌파하시고 4선 의원과 장관을 지내시고 서울시장직까지 도전하고 계시다"며 "많은 젊은 여성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김명일/조준혁/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