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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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전자상거래(e커머스) 기업인 미국 아마존이 회사를 공개 비판한 직원 두 명을 지난해 불법적으로 해고했다는 미 연방기관의 의견이 나왔다고 AP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마존은 지난해에만 37만 명을 신규 고용하는 미 고용시장의 '큰손'이다. 그러나 창업 이후 줄곧 무노조 경영 기조를 이어온 상황에서 열악한 업무환경에 대한 논란 등이 잇따라 불거지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 노동관계위원회(NLRB)는 "아마존이 워싱턴주 시애틀 사무실에서 사용자경험(UX) 디자이너로 근무한 에밀리 커닝햄과 마렌 코스타의 권리를 침해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면서 이를 시정하지 않으면 소송을 제기할 것이란 의견을 밝혔다.

커닝햄과 코스타는 아마존이 석유·가스 업체와의 거래를 멈추고 기후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며, 매장 직원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고 기자회견과 집회 등을 통해 요구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매장과 사무실 근무 직원을 모아 업무 환경 위험 요소에 대해 논의하는 회의를 열 예정이었으나 직전에 해고됐다.

커닝햄은 "아마존이 우리를 침묵시키려 했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마존은 성명을 내고 두 직원의 해고 사유에 대해 "반복된 회사 내부 규정 위반 때문"이라며 NLRB의 이 같은 예비조사 결과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반박에 나섰다. 두 직원의 해고 사유가 근무 환경 등에 대해 공개 발언했기 때문이 아니란 설명이다.

아마존은 "우리는 근무 환경을 비판할 수 있는 직원의 권리를 지지한다"면서도 "그것이 우리의 합법적인 내부 규정으로부터 다 막아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언급했다.

만일 아마존이 NLRB의 예비조사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소송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소송에서 아마존이 패소할 경우 두 직원의 복직뿐 아니라 배상금을 물어야 할 수도 있다.

아마존은 창업 후 무노조 경영 원칙을 지켜온 기업이다. 그동안 일부 직원이 근무 환경이 열악하다고 고발하며 안팎에서 비판이 일었지만 이같은 전략을 지켜왔다.

그러나 최근 일부 노동자들은 노동조합 설립을 추진하고 나선 상태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약 5800명이 근무하는 미 앨라배마주 배세머 아마존 물류센터 소속 직원은 노조 설립 여부에 대해 직원에게 묻는 찬반 투표를 지난달 말까지 마쳤고, 그 결과는 이달 중으로 나올 전망이다. 해당 투표에서 노조 설립이 결정될 경우 추가적인 노조 설립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트위터에서 해당 지역을 언급하며 "누군가의 노조 가입 여부는 고용자가 결정할 일이 아니다"고 언급하면서 일각에선 노조 설립을 공개 지지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미 민주당 소속인 마크 포컨 하원 의원이 아마존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지적하는 트윗을 올리자 아마존은 이를 부인하며 비웃는 듯한 입장을 취했다 사과에 나서기도 했다.

포컨 의원은 "직원에게 시급 15달러를 지불한다고 해도 노조를 해체하고 노동자들이 물병에 소변을 누게 하는 회사가 '진보적 사업장'이 되지는 않는다"고 아마존을 저격했다.

포컨 의원의 트윗에 대해 아마존은 공식 트위터 명의로 "병에 오줌을 눈다는 얘기를 정말 믿는 것은 아니냐"며 "그게 사실이라면 아무도 아마존에서 일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아마존은 당시 자사의 일자리 신설 역할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후 아마존의 열악한 근무환경이 사실이란 트윗과 함께 여론이 악화되자 아마존은 결국 포컨 의원에게 사과하고 나섰다. 위장취업으로 아마존의 노동조건을 고발한 책을 낸 제임스 브루드워스가 병에 소변을 보는 걸 발견한 사람이 본인이었다고 밝히면서 아마존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인 결과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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