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맥] 기업-구직자 '미스매치', AI가 해결사 될 수 있다
코로나 팬데믹(대유행) 이후 매달 45만 명에 달하는 청년 실업자가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 확산 이전까지 월 30만 명대에 머물던 수치가 1.5배로 급증했다. 사상 최악의 청년백수 시대라 불리지만, 기업은 여전히 충원을 못해 난리다.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지 못해 취업난이라 하고, 기업은 일할 사람을 찾지 못해 인력난이라 한다. 어렵사리 일자리를 구해도, 성에 차지 않아 금방 퇴사하는 경우가 비일비재다.

구인·구직 문제에서 일자리 부족만큼이나 풀기 어려운 것이 ‘미스매치’다. 지난달 한국은행의 ‘코로나19 이후 노동시장 미스매치 상황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실업률에서 미스매치에 따른 실업 기여율은 34%에 이른다. 실업자 3명 중 1명은 미스매치 때문이라는 것이다. 청년들이 사회에서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고, 기업들이 시간과 비용을 들여 선발한 인재들이 빠르게 이탈하는 현상은 개인과 기업을 넘어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과 구직자 사이의 미스매치를 풀어야 한다. 기업은 회사에서 성장할 수 있는 인재를 찾아야 하고, 구직자는 자신이 성장할 수 있는 회사를 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 기업은 지원자의 역량과 성향을 잘 볼 수 있어야 하고, 지원자는 기업의 환경과 문화를 잘 볼 수 있어야 한다.
일러스트=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
일러스트=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

인공지능, 1만명 이력서 하루 만에 검토

이런 정보 비대칭과 미스매치 문제 해결을 위해, 구직자와 기업의 올바른 정보를 최적의 데이터로 모아서 상호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2017년부터 인공지능(AI)이 채용에 활용되기 시작한 이유다. 현재 채용에서 AI 활용은 크게 3단계로 구성된다. 1단계는 후보자 발굴을 위한 대량 정보처리와 통계분석, 2단계는 후보자 역량 파악을 위한 뇌과학 및 심리학과의 융합, 3단계는 후보자 매칭을 위한 기업과 직무에 따른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이다.

1단계, 후보자 발굴 AI 기술은 기업들이 3초면 자기소개서 한 장을 분석하게 하고, 1만 명의 이력서를 하루 만에 검토하게 한다. 표절 여부를 검사하고, 불성실 지원자를 식별하고, 특정 단어나 스펙 기준으로 필터링한다. 후보자 이력을 여러 온라인 소스로부터 수집해 기술되지 않은 정보도 파악한다. 모은 정보를 통계 분석한다.

2단계, 후보자 역량 파악 AI 기술은 크게 두 가지로 구성된다. 겉으로 드러나는 외연적 역량 파악과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내면적 역량 파악이다. 외연적 역량은 AI 인터뷰를 활용해 파악한다. AI가 후보자와 정답이 없는 여러 주제와 상황에 대한 대화를 하면서 후보자의 행동, 표현, 말씨 등을 분석해 파악한다. 외연적 역량 파악은 겉으로 드러나는 것에 대한 파악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쉽다. 어려운 것은 인간 행동의 90%를 좌우하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내면적 역량 파악이다.

내면적 역량은 단순히 데이터와 AI만으로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뇌과학과 심리학을 AI와 융합해 파악한다. 그 도구로는 AI 게임을 활용한다. 게임으로 특정 자극에 대한 반응과 패턴을 분석한다. 의도, 위험관리, 보상추구, 행동대응 등 성향과 기질에 관련된 게임에서부터 추론, 계획, 제어, 정보처리, 학습능력 등 인지 및 지능에 관련된 게임, 그리고 인간적 정서, 성향, 선호문화에 관련된 게임까지 다양하게 내면적 역량을 파악한다.

전자의 외연적 역량 파악을 위한 AI 인터뷰에도 뇌과학 및 심리학과의 융합이 필요하지만, 후자의 내면적 역량 파악을 위한 AI 게임에는 융합이 필수다. 그 이해가 깊지 않으면 AI 게임을 제대로 디자인할 수 없고, 게임으로부터 역량을 파악하기도 어렵다. 잘 디자인된 AI 인터뷰와 AI 게임이란 정답이 없는 것으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아니라 AI와 상호 작용을 통해 후보자 역량을 파악해 가는 과정이다. 따라서 여러 번 인터뷰나 게임을 한다고 해서 후보자 역량이 다르게 나타나지 않는다.

3단계, 후보자 매칭 AI 기술은 지원자 역량 데이터와 구인기업 고성과자 역량 데이터를 비교해 매칭을 기업과 직무에 따라 커스터마이징하는 것이다. 비슷한 역량을 보유한 인재여도 한 기업과 직무에는 맞지만 다른 기업과 직무에는 맞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따라서 이런 기업과 직무에 따른 커스터마이징은 구인·구직 미스매치 해결에 큰 도움이 된다.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기업문화적 적합성도 매칭에 중요 사항이라는 것이다. 지원자들은 입사하기 전에는 연봉, 복지, 재무상태 등 눈에 보이는 조건을 중요시하지만, 실질적 퇴사 이유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기업문화가 맞지 않아서’라는 이유가 지배적이다. 따라서 매칭 기반에 지원자와 기업의 문화적 적합성이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어야 한다.

소프트뱅크·구글 등 채용에 AI 적극 활용

국내외 기업의 채용에서 AI 활용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해외는 국내보다 AI 활용이 활발한 추세라, 위 1단계 후보자 발굴 수준에서 단순 AI 기술을 활용하는 기업은 많다. 일본 소프트뱅크는 IBM의 AI엔진 왓슨(Watson)을 이용해 지원자 서류심사를 진행한다. IBM 또한 왓슨 기반의 탤런트 솔루션을 개발해 채용과 인재 개발에 적용한다. 구글은 큐드로이드라는 AI 보조면접위원이 지원서를 분석해 면접위원에게 질문 리스트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채용 과정에 적용한다.

미국 마이어시스템은 채용 업무를 담당하는 마이어봇을 개발해 이력서 검토, 면접 일정 조정, 면접 등을 수행하는 채용담당자 역할을 맡기고 있다. 영국 유니레버도 AI가 SNS 데이터를 수집하고, 지원자를 검토하며, 전화인터뷰나 화상면접을 진행해 1차 적격자를 판별한 뒤 인사담당자가 심층 면접을 하도록 지원한다.

위 2단계의 AI와 뇌과학·심리학의 융합으로 후보자 역량을 파악하는 기술도 여러 곳에서 개발하고 있다. 미국 하이어뷰와 호주 버보는 산업조직 및 심리학을 융합한 AI 인터뷰로, 미국 파이메트릭스는 뇌과학을 융합한 AI 게임으로 후보자 역량을 파악한다.

3단계 활용 땐 ‘매칭 신뢰도’ 76% 달해

국내에서는 10곳 정도가 AI 채용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국내에서 활용되는 AI 기술은 대부분 위 1단계 후보자 발굴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나, 몇몇은 위 2단계 후보자 역량 파악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무하유의 카피킬러HR은 직무 관련 키워드와 AI 평가 기능을 활용해 자기소개서를 분석한다. SK C&C의 에이브릴은 키워드와 문장 단위로 자기소개서를 분석해 기업의 인재상과 직무적합도를 살핀다. 제네시스랩의 뷰인터와 사람인의 아이엠그라운드는 초점, 표정, 음성 등을 파악해 지원자 특성을 분석한다.

국내에서 이런 AI 채용 솔루션에 부문에서 세계적으로도 탁월한 기술력을 보이는 기업이 보인다. 마이다스인이다. 세계적 선두 업체가 2단계 수준인 데 비해 마이다스인의 AI 역량 검사는 더 앞선 행보를 보인다. 2단계인 뇌과학·심리학과 AI 융합을 통해 지원자의 외연적 역량을 AI 인터뷰로, 내면적 역량을 AI 게임으로 파악한다. 그리고 3단계인 지원자와 기업의 매칭을 커스터마이징하는 수준까지 도달해 있다.

마이다스인에 따르면 기존의 면접과 인적성검사로는 10~34% 수준의 매칭 신뢰도를 얻는다. 하지만, 여기에 AI 기술이 더해져서 AI 활용 1단계를 거치면 40% 수준으로, 2단계 AI 역량 파악을 거치면 63% 수준으로, 그리고 3단계 커스터마이징까지 거치면 76% 수준으로 신뢰도가 높아진다. 당연히 3단계에는 문화적 적합성까지 포함된다.

이런 앞선 기술력으로 국내 450여 개 기업이 마이다스인의 AI 채용 솔루션을 이용하고 있으며, 일본 및 글로벌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국내에는 관련 노하우를 가진 업체가 여럿 있으므로, 마이다스인에 버금가는 솔루션을 내놓는 업체가 곧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AI채용의 긍정적 효과
기업·구직자 비용, 시간 아끼고 채용 투명성과 공정성은 높여

인공지능(AI)이 채용에 활용되면서 여러 긍정적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후보자 발굴에 소요되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더 많은 후보자를 대상으로 채용할 수 있는 기회가 넓어진다. 채용 과정 대부분을 온라인으로 진행할 수 있어 구직자나 기업에 시간과 비용을 줄여주며, 코로나 상황에서도 언택트 진행이 가능하다. 구직자 역량을 주관적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어 인위적 오류를 줄인다. 매칭을 커스터마이징함으로써 미스매치도 줄인다. 즉, 채용 기회의 공평성, 채용 과정의 투명성 그리고 채용 결과의 공정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AI는 학습 데이터에 따라 성능이 좌우된다. 학습 데이터가 허술하면 아무리 좋은 알고리즘이라 하더라도 잘못된다. 따라서 좋은 AI 솔루션이란 좋은 AI 알고리즘과 좋은 학습 데이터의 교집합이다. AI 채용 솔루션은 사람이 가지는 편향과 차별을 줄이는 장점이 있는데, 알고리즘과 데이터로 인한 오류가 발생할 단점도 있다. 하지만 전자는 객관적으로 밝히기 쉽지 않아 잘못돼도 그냥 지나치게 되지만, 후자는 어느 정도의 알고리즘과 데이터의 투명성이 있으면 객관적으로 밝히기 쉬워 채용에서의 사회적 문제를 줄일 수 있다.

이런 채용 및 HR 관련 AI 솔루션은 앞으로 폭발적 시장이 예측되며, 마이다스인처럼 한국이 세계를 앞설 수 있는 분야다. 더 많은 관심과 함께,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구인·구직 문제에 더 나은 해법을 제공하려는 사회적 수용성이 고취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