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인터뷰①] 보뱅 “올해 美경제 폭발…인플레 3년간 지속”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세계 1위 블랙록 투자연구소장의 미래 진단
"코로나 후엔 복구가 아니라 경제 재시작"
기후변화, 20년간 세계 GDP 25% 차지할 것
"코로나 후엔 복구가 아니라 경제 재시작"
기후변화, 20년간 세계 GDP 25% 차지할 것
![미국 경제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최근 뉴욕 맨해튼 거리가 다시 붐비기 시작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https://img.hankyung.com/photo/202104/01.25969042.1.jpg)
“미국 정부가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이후 투입한 재정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4배에 달합니다. 그 영향으로 미 인플레이션은 향후 3년간 지속될 겁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장 보뱅 투자연구소장은 최근 뉴욕 외신기자센터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돈이 워낙 많이 풀렸기 때문에 장기적인 물가 상승 및 화폐 가치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보뱅 소장은 운용자산(AUM)만 7조3000억달러가 넘는 블랙록 연구 활동을 총괄하고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보뱅 소장은 “금융위기 때의 재정 투입액이 비교적 적었던 게 사실이지만 지금 쏟아붓고 있는 돈이 막대한 건 분명한 사실”이라며 “지난 10여년간 안전 자산이란 인식을 굳혀온 미 국채에도 의문이 생길 수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약 3년동안 전개될 인플레이션은 미국인들에게 매우 이질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며 “이런 물가 오름세를 본 적이 매우 오래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팬데믹 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는 미국의 분기별 경제 성장률.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2104/01.25969036.1.jpg)
다만 이런 점 때문에 향후 5년 정도 주식 등 위험자산에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게 보뱅 소장의 주장이다. 경기 회복세와 함께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더라도 저금리 환경이 장기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돼서다. 대신 국채 투자에 대해선 “추천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보뱅 소장은 “미국 내 백신 배포가 몇 주 전보다 훨씬 빠르게 이뤄지고 있고, 기업들 실적도 예상보다 좋다”며 “그동안 미국인들의 소득이 늘고 저축액이 많이 쌓였던 만큼 경제 재개 후 소비 증대 효과가 매울 클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작년에 우리는 불황을 겪었던 게 아니라 바이러스에 대항하기 위해 경제 활동을 중단했다고 표현하는 게 맞는다”며 “이 때문에 우리는 경제 복구(recovery)가 아니라 재시작(restart)이란 용어를 쓴다”고 소개했다. 재시작은 복구 표현보다 훨씬 강력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보뱅 소장은 설명했다.
이번 코로나 사태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25%로 추산된다는 게 보뱅 소장의 얘기다. 금융위기의 충격 여파는 약 10년에 걸쳐 나타났지만 코로나 사태의 경우 벌써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어서다. 그는 “팬데믹 이후 재시작 첫 해인 올해 강력한 성장이 예고되고 있는데 이후에도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뱅 소장은 “기후변화와 지속가능투자 전략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투자의 패러다임이 180도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장 보뱅 투자연구소장](https://img.hankyung.com/photo/202104/01.25969026.1.jpg)
보뱅 소장은 “거시경제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향후 20년간 기후변화 관련 부문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25%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캐나다 출신인 보뱅 소장은 미 프린스턴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뒤 컬럼비아대에서 교편을 잡았다. 2014년 블랙록에 합류하기 전 캐나다 중앙은행(BOC) 부총재를 역임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