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마다 각각 결제 단말기 운영
日 NTT 등 진출 번번이 좌절
8년 공들인 '동반자 전략'으로
한국형 모델 적용한 1호 사업자

베트남에 ‘K결제 시스템’ 구축

알리엑스는 베트남 전국에 다양한 카드 발급 은행들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단말기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체크·신용카드 결제뿐 아니라 모바일 결제와 마일리지·포인트 적립 등 각종 결제 부가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알리엑스의 비현금 결제 인프라를 여러 은행과 결제 서비스 제공사들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베트남은 지금까지 은행들이 각각의 결제 단말기를 설치해 운영했다. 슈퍼마켓에 가면 여러 은행의 단말기가 어지럽게 놓인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은행마다 결제 인프라를 중복 투자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구조적 문제로 베트남에선 가맹점 확대가 더딘 상황이다. 새로운 결제 서비스가 속속 생겨나고 있지만 실제 적용에도 제약이 많다.
알리엑스는 여기에 착안해 공동 카드 결제 단말기 사업을 추진했다. 알리엑스가 제공하는 단말기와 결제 인프라를 활용하면 하나의 단말기로 다양한 은행의 비현금 결제가 가능하다. 베트남 정부의 의지도 강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카드 결제 문화의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베트남 국민의 외국 여행이 늘면서 카드 결제 경험도 축적되고 있다. 베트남의 가파른 경제 성장과 젊은 급여 소득자 증가가 맞물리면서 카드 결제 소비자층도 두터워지는 추세다.
“시장 침입자 아닌 동반자”

알리엑스는 2019년 베트남 국책은행인 비에틴은행, 민간 은행인 사콤은행과 계약을 진행했다. 지난해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발생으로 일정이 지연되긴 했지만 올초 시스템 구축을 완성하고 3월 정식 서비스를 출시했다. 베트남투자개발은행과 아그리은행 등으로 거래 은행을 확대할 계획이다.
다음 과제는 신규 가맹점 개발이다. 이미 베트남 운송업체인 비나선과 계약을 체결해 1000대의 택시에 단말기를 설치했다. 연내 6000대까지 설치 단말기를 확대하기로 했다. 병원, 약국, 학교, 주유소, 소형 잡화점 등 신규 가맹점 발굴에도 주력하고 있다. 알리엑스는 올해 20만 대 이상의 공동 결제 단말기를 설치하고 2025년까지 베트남 전국에 100만 대를 보급할 계획이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